[이재인의 신농가월령가] 장생불로초라 불리는 겨우살이
[이재인의 신농가월령가] 장생불로초라 불리는 겨우살이
  • 이재인
  • 승인 2019.04.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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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인 전 경기대 교수 / 소설가
이재인 전 경기대 교수 / 소설가

[중앙뉴스=이재인] 하찮은 사물도 관심 있게 살펴보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오묘함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식물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봄소식이 남쪽으로 오는가 싶더니 이내 중부지방 오지에도 새파란 봄빛이 찰랑댄다. 노천명 시인의 표현처럼 온 세상이 녹색주단을 깔은 듯하다.

녹색주단이란 단어를 생각하니 지난겨울에 보글보글 끓여 마시던 겨우살이 녹차가 불현 듯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인공으로 만들어진 건강식품으로만 생애를 지켜 나아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신은 자연을 만드셨다.

자연 가운데 식물은 알맞은 균형을 지켜서 식용으로 삼으면 장수와 더불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건강으로 장수하는 삶은 축복이다. 인간이 60세 언덕을 넘어서면 대체로 고혈압, 당뇨, 위암, 신경통 등 이런 것들이 적군처럼 슬몃슬몃 다가온다.

이런 병들을 물리치는 민간요법은 오래전부터 지혜롭게 우리 사회에 스며있다. 지난겨울이었다. 필자가 유난히 추위를 타고 혈압이 높다는 소식을 들었던 시인 후배 J 씨가 겨우살이를 우려낸 물을 한 묶음 들고 왔다.

“이게 뭔기여?”
“장생불로의 풀인디 사람에 따라 효험이 있을거란 소문이 굉장헌디 하늘이 내린 영초래유. 선생님의 혈압과 시린 손발을 따뜻허게 하는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풀이유. 이봐유 이 겨울에 새파랗게 살아서 항암작용에 큰 약재래요…….”

사람 좋은 J는 약재가 초자연적이라고 다소 과장된 효과를 너스레를 섞어서 흥미롭게 들었다. 자세히 보니 내 어린 시절 할머니 손에 이끌려가서 덕숭산 나뭇가지에서 기생하던 풀이었다. 겨울인데도 구슬처럼 주렁주렁 푸른 열매를 달고 있었다. 신기했다.

겨울이라서 활엽수가 진 가지에서 기생하는 착생식물이었다. 나는 사전을 펼쳐들었다.

- 참나무, 뽕나무, 팽나무, 떡갈나무, 자작나무, 오리나무 줄기에 뿌리를 내려 물을 흡수한다.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자체에서 탄소동화작용을 한다. 착생나무에서는 물만 흡수하고 다른 생장에 전혀 피해를 주지 않음 -

이렇게 해석을 하고 있다. 이 식물은 여름에는 숙주식물의 나뭇잎에 가려져 자라지 못하고 있다가 겨울철에 철새들의 먹이가 되어 여기저기 나무에 붙어산다고 민간 속설에 들은 바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이 겨우살이 열매는 끈적끈적한 점액이 들어있어 새들이 씨앗과 점액이 부리에 묻혀 다른 나무에 옮겨져 싹을 틔우게 한다. 서양에서는 일찍이 병 치료에 초자연적 치유의 효험이 있다고 신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겨우살이풀은 또한 독성이 없어 차를 만들어 마신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온갖 병 치료에 효험이 있고 장생불로의 약효가 있는 풀이라 했다. 이외에도 이뇨작용 및 특히 임산부에게 좋다고 한다. 태아가 튼튼하고 편안해진다니 진기한 풀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무엇인가에 쫓겨서 좋은 건강식도 모르고 지낸다. 사물에 관심을 두고 자세자세 살피는 일을 우리는 성찰이라 부른다. 지난겨울은 따뜻한 겨울이었다. 겨우살이풀의 효험도 큰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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