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석 대 176석’ ·· 미래통합당의 야당론 고민
‘103석 대 176석’ ·· 미래통합당의 야당론 고민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8.06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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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위원장 의석수 부족 “무력하지만” 
“의원 개개인 토의”
강경 투쟁은 자제
주호영의 서운함
언론이 안 다뤄준다?
지지율 오르지만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176석 대 103석. 거기에 미래통합당 보다는 더불어민주당에 좀 더 우호적인 의석도 13석(정의당6+열린민주당3+시대전환1+기본소득당1+무소속2)이나 더 있다. 

사실 통합당이 자초했다. 통합당이 구 자유한국당 시절 명분이 약한 보이콧 정치만 일삼다가 4.15 총선에서 철퇴를 맞았다. 그래서 21대 국회에서는 좀 달라져야 했다. 의석수에서 밀리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투쟁성이 필수적이지만 논리와 내용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의원들 개개인이 이슈별로 치열하게 공부해야 한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소수 의석을 가진 야당의 한계를 환기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소수 의석을 가진 야당의 한계를 환기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수 의석을 차지한 당으로서 다수에 대한 저항이라는 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이 야당으로서 무력하게 보일지라도 의회 민주주의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의원 개개인이 토의를 통해 실상을 제대로 지적해서 국민이 알 수 있게 하는 방법 이외에 다른 대응 방법이 없었던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강조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외투쟁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고 (김 위원장의) 취지는 언론이 혹은 일부 페이스북에서 여당은 무도했고 야당은 무기력했다는 이런 표현이 있는데 여당이 무도했다는 것은 아주 정확한 말이고 야당이 무기력했다는 말은 조금 틀렸다는 그런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이 무기력했다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장외투쟁을 하든지 회의 중에 의사진행을 막든지 두 가지 방법을, 주로 그런 지적을 하는 분들이 그런 걸 의미하는 것 같다”며 “지금은 국민들이 국회를 보는 눈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내용의 본질에 들어가서 정확하게 지적을 하고 하는 것이 잘 한 것이지 그 무기력하다는 지적 때문에 의사진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는 그런 취지의 말씀이었다”고 해석했다.

주 원내대표는 강경 투쟁을 남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거듭해서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무기력하다는 평가 속에는 의사진행을 물리적으로 막지 않고 장외투쟁을 하지 않았다는 이런 건데”라며 “장외투쟁에 관해서는 나는 국민들의 분노가 임계점에 달할 때 하는 것이지 지금은 이렇게 폭우로 인한 피해도 있고 하계 휴가철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옛날 이전 방식의 장외투쟁은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장외투쟁을 하지 말자거나 장외투쟁이 잘못됐다고 그렇게 이해하지는 않았다”며 “저희들은 원내투쟁과 장외투쟁을 병행하되 장외투쟁은 시기라든지 내용이라든지 장소 이런 것들은 국민의 많은 참여와 호응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라고 보고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원내대표는 장외투쟁을 자제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미래통합당)

민주당은 부동산 3법(소득세법·법인세법·종합부동산세법),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공수처 후속법 등을 밀어붙였다. 180석에 가까운 의석수 파워를 어김없이 보여줬다. 사실 통합당은 7월 임시국회에서 어정쩡하게 비춰질 수 있었다. 

고민스러운 지점이 있다. 

과거 홍준표·황교안 전 대표 때처럼 강경 보이콧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상임위 회의장과 본회의장에서 항의하고 표결에 불참한 것만 부각됐다. 독한 언어는 상수였다. 

김 위원장은 “(여권의 부동산 입법 대책들이) 너무나 급조된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제대로 집행될 수 있을지 없을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컨텐츠다. 

투쟁의 강도만 어쩔 수 없이 낮췄을 뿐 여권에 대한 저주와 비난만 있고 정책적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대안을 내지 않는 것은 아닐지 몰라도 당 에너지 총량의 상당 부분을 컨텐츠에 쏟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언론이나 시민사회에서는 통합당이 내놓는 부동산 대책이 어정쩡하다고 한다. 정부여당의 독주에 대한 반발은 상당히 큰데 이렇다 할 우리가 제안하고자 한 대책 원 투 쓰리는 이런 것이라고 국민에게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없다 보니까. 그런 평가들이 나오는 것 같다. 앞으로 8월 임시국회에서 어떻게 이슈 메이킹을 할 계획인지 속시원하게 말씀해달라.” 

주 원내대표는 “저희들이 지난주에 시원하게 발표했지 않았나. 100만가구를 공급하겠다. 근데 그것을 언론에서 좀 세게 써주시면 국민들이 많이 알텐데 눈에 띄는 게 없다는 것은 그걸 잘 안 보시는 것 같다”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언론이 통합당의 정책적 대안에 관심을 보여주지 않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사진=미래통합당)

중요한 것은 ‘우리도 대안을 내고 있다’라는 항변이 아니라 당의 역량을 공격이 아닌 대안 제시에 맞추고 있느냐라는 점이다.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적 대안과 논리를 갖고 하는 것과 그저 분노심만 표출해서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주 원내대표는 정치 스타일상 강경 투쟁론을 경계하는 온화한 정치인에 속하지만 공격만 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도록 메시지 관리를 잘 하지 못 하는 당의 한계에 대해서는 성찰하지 못 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 이 정부가 내놓은 것은 10만호인데 저희들은 100만호 공급하겠다고 계획을 발표해놨고 그 방법도 자세히 적어놓았다”며 “(문재인 정부 때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간에 집값 상승률이 더 낮았기 때문에) 저희는 이전 정부가 해오던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성공한 정책이라고 보고 있고 또 전문가들의 의견도 꼭 필요한 것에 공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해결 방법이라고 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주에 잘 정리했다. 그 자료가 필요하면 한 번 더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의 속내에는 컨텐츠가 있음에도 언론이 제대로 조명해주지 않아서 서운하다는 부분이 있다. 기본소득, 전일보육제 등 통합당발 정책 의제가 주목을 받은 것은 전부 김 위원장의 개인 능력에서 기인했다. 당의 시스템은 여전히 ‘정책’ 보다는 ‘저주 정치’에 가깝다. 근래 경제통인 윤희숙 의원이 본회의 반대 토론을 통해 격한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좋은 비판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야당론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그것도 개인기에 불과하다. 

최근 통합당의 지지율은 30% 중반대로 상승세다. 물론 두 사람은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표정관리 모드다.

김 위원장은 “여론조사상 나타나는 여론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입장을 표명하고 싶지 않다”고 반응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지율이란 게 워낙 복합적인 요소들을 갖고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또 다른 조사에는 아직도 차이가 상당히 나는 결과를 갖고 있기 때문에 혹 저희들이 여론조사상 거의 많이 따라가 있다는 말이 저희들에게 독이 되지 않을까하는 경계심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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