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지끈한 정세균 총리 “2차 재난지원금 매우 주저할 수밖에”
머리 지끈한 정세균 총리 “2차 재난지원금 매우 주저할 수밖에”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8.25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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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가 고민스러운 이유
거리두기 3단계 격상과 2차 재난지원금 동시에
그게 아니라면 재정적으로 여유없어
국채 발행할 수밖에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 시국 들어 특히나 걱정이 많다. 올해 1월 총리가 되자마자 코로나 재난에 맞닥뜨렸고 8개월째 실질적인 정부 책임자(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로서 총괄 지휘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나마 청와대에서 혼자 고민할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정 총리는 현장에 자주 나가야 하고 국회와 언론을 상대해야 한다. 

최근에는 골칫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광복절을 기점으로 코로나 재확산 국면이 펼쳐졌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넘어 3단계로까지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시에 실물경제는 얼어붙고 있다. 안 그래도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일자리, 무역 등 경제 문제에 무척 예민한데 비대면이 심화되고 있는지라 경기가 더욱 악화됐다. 3월말 문재인 대통령이 1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직접 발표했듯이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한 번 더 하자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정 총리는 24일 17시 넘어 진행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 회의에 참석해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론에 대해) 전액 국채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정부로서는 매우 주저할 수밖에 없다. 매우 신중한 입장”이라며 “현재 정부의 가용 자원이 아주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확실하게 그런 조처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하는 상황이 돼야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이날 오전 예결위에서 “2차 재난지원금은 1차 때와 같은 형태로 이뤄지기는 어렵다. 지원금을 주게 되면 100% 국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1·2·3차 추경(추가경정예산) 때는 기본적으로 세출을 조정하고 더 필요하면 부분적으로 국채를 발행해왔다. 그러나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4차 추경을 편성하게 되면 홍 부총리의 워딩처럼 100% 국채로 마련해야 한다. 나라 빚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 내에도 집행권을 가진 정부, 민심에 민감한 더불어민주당,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청와대가 있다고 했을 때 가장 보수적인 곳이 정부다. 정 총리는 문 대통령의 뜻을 헤아려서 정부 부처를 총괄해야 하는데 대통령의 특별 지시에 따라 정무적 관리가 필요할 때가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3월 내내 홍 부총리의 기획재정부가 1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선별론을 고집할 때 정 총리는 단호히 전국민 지급으로 상황을 정리해준 바 있다. 국무총리실은 부인했지만 그 당시 정 총리는 “여기가 기재부의 나라인가”라며 홍 부총리를 다그치기까지 했다. 

즉 문 대통령이 2차 재난지원금이 필요하다고 인식할 정도가 되면 정 총리가 기재부를 통제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 총리가 국가 재정 등으로 인해 그런 판단을 전혀 안 하고 있고 문 대통령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여진다.

사실 주말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 내에서 방역 수위가 높아진 만큼 돈이 돌지 않는 서민 경제에 시급히 2차 재난지원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었다. 대표적으로 항상 선봉장에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 설훈 최고위원(5선), 소병훈 의원(재선) 등이 그랬다. 하지만 정 총리의 기조에 따라 이날 민주당의 분위기는 ‘방역에 우선 집중하고 2차 지급론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정 총리가 언급한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하는 상황”이라는 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시키는 타이밍이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기본적으로 현금성 지원을 선호하지 않고 있고 필요하더라도 취약계층에 선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단 3단계가 되면 아래와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

①모임과 행사에 10명 이상 집합 금지
(공공기관 및 기업의 필수적인 업무에서만 예외/장례식도 가족 참석만 허용/모든 스포츠 경기와 대형 행사 중단) 
②다중이용시설 운영 제한 및 중단
(필수시설 외에 다중이용시설 이용 금지/고위험시설은 물론 중위험시설까지 중단/유흥주점, 노래연습장, 일반주점, 카페, 종교시설, 목욕탕, 결혼식장, 영화관, 학원, PC방, 오락실 등이 해당/식당, 미용실, 쇼핑몰, 옷가게, 마사지 시설 등은 종업원 수 제한 및 21시 이후 영업 중단과 같은 방역 수칙 강제 적용/다만 병원, 약국, 생필품 구매처, 주유소, 장례시설 같이 필수적인 곳들은 예외적으로 정상 운영 가능)
③학교는 원격수업, 회사는 재택 근무
(학교와 유치원은 등교나 등원없는 전면 원격수업 체제/공공기관은 필수 인력 외에 전부 재택근무로 전환/민간 기업도 최대한 재택근무 권고) 

이 정도는 돼야 검토를 하겠다는 것인데 당장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은 재원 타령하지 말고 바로 2차 지급을 해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합당도 선별 지급을 원칙으로 4차 추경과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동조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아침 당 상무위원회에서 “정부는 즉각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결정하기를 바란다”며 “일단 3단계 격상으로 불부터 끄고 상황에 따라 단계를 완화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에 국민들의 동참을 독려하는 의미에서 2차 재난수당 지급을 3단계 격상과 동시에 선언하기 바란다”며 “지금 진행 중에 있는 8월 말 결산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해서 추석 전(9월30일~10월4일)에 지급을 완료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2차 재난수당 지급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시간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2차 재난수당 지급을 앞두고 또 정부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재정적자 타령이 나오고 있다. 불길이 온 마을을 집어삼킬듯 확산되는 상황에서 불 끄는데 물 많이 쓴다고 탓하는 꼴이다. 우리나라 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은 금년 40.4%로 OECD 회원국들의 평균 비중인 110%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도 같은 날 아침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지금 당장 국민들에게 힘이 되는 정치의 모습은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라며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국민을 선별하는 것은 함께 힘 모으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소득 국민은 세금만 내고 재난지원금에서 제외되는 것은 고소득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설득할 명분이 없다”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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