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힘든 것이 아니다
소상공인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힘든 것이 아니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7.0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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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협의회에서 토로하는 어려움, 신용카드 수수료율 문제, 본부의 필수물품 강요, 최저임금 인상과 경제민주화 동시 추진 안 되면 자영업자에게만 책임 떠넘기는 것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중소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 당사자들은 정말 최저임금 인상에 부정적이기만 할까. 예컨대 편의점의 재화를 자주 소비하는 계층은 고소득층이 아닌 저소득층이고 소득 대비 소비 비중이 높은 다시 말해 ‘소비성향’이 높은 계층도 저소득층이다. 

즉 한 달에 100원 버는 사람은 70원을 소비하지만 1000원 버는 사람은 200원 밖에 돈을 안 쓴다. 만약 1000원 버는 사람이 10명 있는 사회가 A이고, 100원 버는 사람이 100명 있는 사회가 B라면. A 사회는 2000원 만큼의 돈이 돌고 B 사회는 7000원 만큼의 돈이 도는 것이다. 소상공인의 입장에서 당연히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주는 정책이 더 이득이다.

9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있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실에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가 찾아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직접 경청했다.

조배숙 대표가 앞으로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자주 듣겠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조 대표는 “우리 평화당은 중소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 현실 세계에서 중추적인 고용을 담당하고 있지만 실제 조직화나 대변인들이 마땅하지 않아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직접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행사 개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모인 가맹점주들은 하나같이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소에 대한 문제 해결없이 최저임금만 올려버리면 그 모든 책임은 자신들이 떠맡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종 부회장(세븐일레븐가맹점주협의회)은 소상공인의 지출 규모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카드 수수료, 임대료, 가맹점 필수물품 강요 등 이런 문제를 해결해 지급능력을 확보하지 않고 “최저임금만 올리면 직접적 부담 의무자인 소상공인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프렌차이즈 본사의 갑질을 규제하는 경제민주화 법을 촉구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소상공인들은 프렌차이즈 본사의 갑질을 규제하는 경제민주화 법을 촉구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일찍이 정의당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지급능력 문제는 소위 경제 민주화 정책(건물주의 과한 임대료·높은 카드 수수료·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대기업의 납품 단가 후려치기와 일감 몰아주기)으로 보완이 가능하다는 방향성을 강조하고 있고 저임금 노동자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간의 약자 갈등을 부추기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재벌개혁 등 경제 민주화 정책에 매우 적극적이고 공정한 시장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이재광 공동의장(전국가맹점주협의회/파리바게뜨 가맹점주)은 “카드 수수료는 전체 국민경제를 위한 기반설비 성격이 강한데도 사회가 골고루 부담하지 않고 경쟁력이 약한 중소자영업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며 “(신용카드사가) 대규모 유통매장보다 일반 가맹점주로부터 대부분의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삼성카드는 미국의 글로벌 유통기업인 ‘코스트코’ 코리아에 0.7%의 수수료율을 책정했지만 연 매출 3억원 이상 자영업자(대부분의 중소 자영업자가 해당하고 영업이익은 그리 크지 않음)에게는 2.5%를 매겼다. 

이재광 의장은 카드사 수수료의 횡포를 꼬집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재광 의장은 카드사 수수료의 횡포를 꼬집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 의장은 이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해 신용카드업체와의 협상력 강화(협동조합기본법·가맹사업의공정화에관한법률·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에관한법률·여신전문금융업법) △편의점과 빵집 등 소액 다결제 업종에 우대 수수료 적용(2.5%→2.3% 인하로는 부족) △적격 비용 산정과정에 카드가맹점 참여 3가지를 제안했다.

미스터피자 MP그룹의 정우현 회장은 피자의 필수 재료인 치즈를 가맹점에 공급할 때 자신의 동생 회사에서 비싼 가격에 구매하도록 강요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정 회장의 갑질과 같이 프랜차이즈 본사가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공산품이나 농산품을 ‘필수 물품’으로 지정한 뒤 가맹점에 고가로 구입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행태가 만연하다. 

이동재 회장(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은 가맹사업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가맹본부가 필수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 물품을 그렇게 설정하거나 가맹점주에게 정당한 이유없이 특정 구매처로부터 구매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이 회장은 △공산품과 농축수산물 및 가공품 △혼합물 제조나 소량포장 △가맹본부의 필수 물품 지정에 대한 대통령령 규제 △필수 물품 변경시 가맹점주의 사전 동의 의무화 등 4가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의장단과 민주평화당 지역위원장단이 소통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종열 정책국장(전국가맹점주협의회)은 좀 더 본질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의 모순을 지적했다.

정 국장은 한국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에 대해 “가맹본부의 수익이 2차 소비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해야 하는데 1차 소비자인 가맹점주에게서 발생한다. 즉 유통 마진과 인테리어 공사 수입 등 출점 수익에 집중돼 있다. 이건 유통업과 인테리어 공사업의 성격이 강하다는 뜻이고 무형적 가치 제공에 대한 대가를 수익 모델로 하는 프랜차이즈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브랜드로 인해 매출이 증대하고 여기에서 오는 수익에 대해서 본부와 가맹점의 로열티(상표 사용으로 인한 지불) 배분도 매우 불공정하다는 것이 정 국장의 진단이다. 예컨대 편의점의 경우 본부 35% 대 가맹점주 65%가 기본 수익배분 구조라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불공정거래 분쟁 건수가 증가하는데 이에 맞는 분쟁해결 시스템은 미비하다.

(사진=박효영 기자)
파리바게트, 편의점, 베스킨라빈스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프렌차이즈 사업들. (사진=박효영 기자)

실제 2013년~2017년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공정거래위원회 산하)에 접수된 집단분쟁 사례들 중 제대로 해결된 적이 없어 무기력한 분쟁해결 시스템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그나마 가맹사업법 14조의2 2항이 2013년 신설됐고 이에 따라 “특정 가맹본부와 가맹계약을 체결 유지하고 있는 가맹점 사업자로만 구성된 가맹점사업자단체는 그 가맹본부에 대하여 가맹계약의 변경 등 거래조건에 대한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는 ‘거래조건 협의요청권’ 즉 헌법상 노동 3권에서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의 성격으로 조문화됐지만 본부가 교섭을 거부할 때 제재 규정이 없어 유명무실한 것이 현실이다.

정 국장은 대안으로 △힘의 불균형을 고려한 실효적인 공식적 집단분쟁해결 기구 마련 △가맹사업법 개정으로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한 조정·조사·처분 권한을 공정위와 지방자치단체가 병존 행사 △1단계로 고발 요청권자에 광역단체장을 포함하고 2단계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 등 3가지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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