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5.18단체 면담… ‘북한군 개입’ 부인 외에는 전부 회피
김병준 5.18단체 면담… ‘북한군 개입’ 부인 외에는 전부 회피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2.13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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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지도부를 비롯 5당 면담
윤리위 소집됐지만 결론 못 내려
홀로코스트법, 제명, 조사위원 문제는 확답 못 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죄송한 마음이 컸지만 과감하게 당내 현실을 뛰어넘어 확답을 하지 못 했다.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선에서만 발언했고 나머지는 물음표였다. 그러다 보니 5.18 단체로부터 “상황 모면용”이라는 쓴소리를 면전에서 들었다. 

13일 아침 국회를 찾은 5.18 단체들(민주유공자유족회·민주화운동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정춘식 회장 5·18 민주유공자유족회)은 원내 5당을 연달아 면담했다. 가장 먼저 민주평화당을 들른 뒤 오후에 한국당을 찾았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날 매우 방어적인 자세로 대부분의 요구사항에 대해 수용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바효영 기자)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날 매우 방어적인 자세로 대부분의 요구사항에 대해 수용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왼쪽부터 김용태 사무총장, 김병준 비대위원장, 김후식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사진=박효영 기자)
유봉식 진보연대 대표는 6가지 요구사항을 브리핑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유봉식 진보연대 대표는 “비대위원장 개인의 (사죄의) 마음은 어느정도 생각해줄 수 있다”면서도 6가지 요구사항을 단호히 촉구했다. 

①북한군 개입설에 대한 당의 공식 입장 표명
②3인(김순례·김진태·이종명)에 대한 출당 조치 
③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명 절차에 동참
④한국판 홀로코스트법 5.18 왜곡 처벌법 제정에 동참
⑤지도부가 광주 망월동 국립묘지에 방문해서 대국민 사죄
⑥진상조사위원회 2명의 조사위원을 조속히 추천하거나 타 정당에 추천권 위임

김 위원장은 일어서서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지만 ① 외에는 그 어느 것도 확답을 주지 않았다. ⑤에서도 “그렇지 않아도 광주에 가서 망월동 묘역을 참배하려는 이런 것까지도 검토를 지시해놓은 상황”이라고만 말했다.

⑥은 “진상조사위원회 위원 추천 문제는 이것도 원내 의원들끼리 처리하는 문제이지만 비대위 차원에서 최대한 빨리 매듭을 지으라고 이야기하겠다”는 선에서 그쳤다. 

김 위원장은 페이스북 글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나름 긴 사죄의 메시지를 밝힌 바 있지만 이날 명확하게 당대표 권한을 행사하겠다거나 의지를 드러내서 관철시키겠다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일반론이고 한국당 의원들의 망언과 방종이 있었으니 이에 대해 당대표 파워를 최대한 행사해서 의지를 드러내달라는 게 5.18 단체의 요구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방미나 의원총회 논의 등 어렵다는 구실만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말씀해주신 요구들을 100% 원하는 방향으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어떤 점에 있어서는 의원 제명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노력을 해서 요구를 절대 가볍게 여기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발언했지만 이렇게 성난 여론이 들끓고 있음에도 100%는 커녕 16%만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②과 관련 이날 당 윤리위원회가 비공개로 열렸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 하고 다음으로 미뤘다.

유봉식 진보연대 대표
김 위원장은 순간을 모면하려는 미봉책에 그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날 그 어느 것도 확약해주지 않았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고 마이크를 잡은 정영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대표는 “비대위원장의 사과나 그러한 내용들이 지금의 위기를 순간적으로 넘기기 위한 하나의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시민들의 들끓는 여론들이 오히려 시민의 분노를 더 부추긴다”고 꼬집었다.

참석자 A씨는 “방금 저희들이 요구한 사항들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모든 광주 시민들은 끝까지 그것이 이뤄질 때까지 우리는 투쟁할 것이다. 그것을 비대위원장께서 정확히 알고 계셔야 한다”며 엄중히 경고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런 의심들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순간 모면하고 어떻게 적당히 덮지 않겠느냐. 지금 내 판단으로는 그렇다. 한국당도 변하기 위해서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갖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내리는 당의 조치들은 절대로 미봉책이 아닐 것이다. 이번에 이 일이 한국당이 우리 생각을 바꾸고 쇄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넓은 마음으로 봐주고 기회를 한 번 더 달라”고 답했다.

그러나 말로만 믿어달라는 수준에서는 사태를 수습하기 어렵다.

(사진=박효영 기자)
홍영표 원내대표는 다른 야 3당과의 공조를 통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그 직후 5.18 인사들은 더불어민주당을 찾아갔고 홍영표 원내대표는 “반드시 3인 제명안을 본회의에 안건으로 올려서 거기서 한국당이 선택하게 하겠다. 정말 한국당이 5.18 민주화운동 또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진정성을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방법은 하나다. 한국당 의원들을 퇴출하는 데 한국당이 동의를 해야 한다. 나는 그렇지 않으면 말로만 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고 언젠가는 이런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거나 비방하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도 특별법을 만들어서 대처하자. 너무나 타당한 주장에 대해서 한국당이 어떤 태도로 나오는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좀 더 구체적으로 “국회에서는 선진화법 때문에 어떤 것도 안 되는 상황이다. 거기에 대해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하면 구체적인 방법이 있어야 한다”며 “광주는 공식운동본부를 구성해서 민관이 합동해서 시민 총궐기대회를 하려고 한다. 그 다음주에는 서울에서 범국민대회를 추진하고 있다. 전국 민주 세력과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국회에서 다 처리되면 그렇게 할 필요가 없겠다. 그러나 안 되리라고 보기 때문에 국민의 힘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정당, 시민사회, 종교 등 각계각층이 역사를 제대로 세우기 위한 힘을 모으는 데 적극적으로 함께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처음부터 국회만의 노력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에서는 전국 시도당에 지시를 내려서 광역의회, 기초의회 등 별도 결의안이라든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시민대회나 이런 게 있으면 4당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우리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5.18 정국으로 불릴 만큼 이날 수많은 취재진이 자리를 채웠다. (사진=박효영 기자)
5.18 정국으로 불릴 만큼 이날 수많은 취재진이 자리를 채웠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후식 회장은 김 위원장을 바로 옆에서 바라보며 원망섞인 지탄을 이야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후식 회장은 김 위원장을 바로 옆에서 바라보며 원망섞인 지탄을 이야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한편, 김후식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은 김 위원장 바로 옆에서 “과연 5.18 유공자들이 무엇을 한 푼이라도 세금을 가져간 적 있는지 파악해본 적 있는가. 단 100원이라도 지원받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10원도 안 가져간다. 아마 답을 못 할 것이다. 우리 사무실도 임대료는 낼 것이 없어서 계속 독촉받고 있다. 도대체 뭐가 세금을 축내고 있는지”라고 지탄했다. 

부적절한 국가 유공자 선정에 따른 세금 낭비가 우려되니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한국당 의원들을 반박한 것이다. 하지만 보훈처도 그렇고 현행 법률상 독립 유공자를 예외로 하고 모든 국가 유공자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아무 근거도 없이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하는 것은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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