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법 “태생부터 재벌특혜법”인데 또 대주주 자격요건 완화?
인터넷은행법 “태생부터 재벌특혜법”인데 또 대주주 자격요건 완화?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12.03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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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특례법 개정안
대주주 자격요건 완화
KT 민원 해결법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작년 9월 본회의에서 통과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 따라 산업 자본인 카카오가 카카오은행의 대주주가 되었지만 KT는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되지 못 했다. 특례법 5조 3항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인해 승인을 받지 못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1월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례법 개정안이 통과돼 KT가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재벌개혁에 힘써온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했다.

채이배 의원은 이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채 의원은 3일 아침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 이후 명암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 그리고 자유한국당에서 특정 대기업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를 위해 은행이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원칙과 도리를 훼손하고 특례법을 개정하기 위한 시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실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채 의원은 지난 11월29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은 오프라인 지점과 인터넷·IT 기반이라는 수단이 다를 뿐 은행이라는 본질은 같다. 기존 은행법과 달리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업들까지 대주주 자격을 줘야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특례법 개정안이 법사위의 문턱을 넘지 못 하도록 계류시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T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공정위에 따르면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세종텔레콤 등은 2015년 4월부터 2017년 6월까지 공공기관이 발주한 총 12건의 전용회선사업 입찰에 들러리를 내세워 고의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거나 막판에 빠지는 방식으로 담합 행위를 했다. 무엇보다 KT는 2015년 4월 행정안전부의 국가정보통신망 백본회선 구축 사업에 낙찰을 받았는데 다른 경쟁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세종텔레콤은 들러리를 섰다. 공정위는 KT가 공공분야 전용회선 시장 점유율 38%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담합을 주도했다고 보고 검찰에까지 고발한 것이다. 

채 의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기존 특례법조차) 핀테크(금융기술) 활성화라는 목적에 맞게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ICT 업종만 허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통령과 여당의 약속은 온데간데없이 대주주의 자격을 법률에서 제한하지 않고 경제력 집중 억제, 정보통신업 자산 비중 등의 중요한 요건을 시행령에 백지 위임하는 형태로 제정됐다”며 “특례법은 태생부터 재벌 특혜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년 만에 또 다시 대주주 적격성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여당과 제1야당이 발벗고 나섰다. 문제는 이 법이 개정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담합 등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KT를 위해서라는 것”이라며 “오직 KT라는 대기업을 위해 국회가 나서서 법을 개정해주는 것이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하는지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현행 △은행법 △자본시장법 △보험업법 △상호저축은행법 등에 따르면 모두 공정거래법이나 조세범 처벌법 위반 여부를 대주주 자격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인터넷은행에만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법률 체계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채 의원은 “금융기관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둔 이유는 고객의 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운영해야 할 도덕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KT는 수많은 담합 사건에 연루되고 급기야 비자금 조성 등으로 검찰 조사까지 받는 기업으로 그야말로 도덕성 제로의 기업이다. 그럼에도 국회가 이렇게 비도덕적인 기업을 위해 법 체계까지 거스르고 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면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회의 명분을 잃고 국민의 신뢰는 더욱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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