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녹색당③] 위기 속 ‘선본 체제’ 돌입 ·· 공동본부장 ‘3명’
[월간 녹색당③] 위기 속 ‘선본 체제’ 돌입 ·· 공동본부장 ‘3명’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2.12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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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당내 갈등 극심
동물권위원회 발족
호주 산불의 문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녹색당이 최근 신지예 전 공동운영위원장의 사퇴 등 총선을 앞두고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었지만 어렵게 ‘총선 선거대책본부(선본)’ 체제로 전환했다. 

상설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녹색당 전국운영위원회(전운위)는 지난 2일 회의를 열고 △고은영 미세먼지기후변화대책위원장(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이유진 전 공동운영위원장 △성미선 당원(2018년 지방선거 과천시의원 후보로 출마) 등 3명을 공동본부장으로 하는 선본을 출범시켰다. 또한 이번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조직진단 TF’를 구성하기로 했고 TF의 권한, 범위, 활동기간 등을 논의하기 위해 소위원회를 만들었다.

녹색당은 남녀 동수 당대표 체제인데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은 갈등 사태에 책임을 지고 총선 불출마 및 선본에서 직위를 맡지 않기로 했다.

하승수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하게 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 위원장은 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당사에서 기자와 만나 “(사실상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개편이 아니냐는 질문에) 총선 때는 우리만이 아니라 다른 정당들도 선본을 구성하는데 녹색당도 마찬가지”라며 “선거 때는 집중해야 하니까 평소 일상적인 당 활동 체제와는 달라진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는 내부 사정 때문에 본부장에 내가 들어가지 않고 3명이 맡기로 했다”며 “나는 기본적인 당무를 맡기로 했다. 녹색당도 총선을 두 번 치러봤고 나름대로 경험이 있다. 이번 총선은 정당 득표율 3%를 넘기는 것이 목표라서 거기에 맞춰서 선거 전략과 캠페인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하 위원장은 “선본에서는 뭘 맡지는 않을 것이고 언론이나 대외적인 연대 활동 같은 것은 당 대표자로 계속 활동할 것 같다”고 알렸다.

녹색당 내 갈등은 ①박모 전 전국사무처장의 젠더 폭력(여성 활동가들에게만 수 차례 고성을 지르거나 고압적인 태도를 보임)과 당 지도부의 미온적인 대처 논란 ②신 전 위원장과 이상희 전 서울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간의 언쟁 과정에서 일어난 신체 접촉 논란 ③신 전 위원장이 수습기간 중인 활동가에게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평등문화 훼손’ 언행을 일삼았다는 논란 등 3가지다.

갈등은 페이스북에서 당원들 간의 치열한 논쟁으로 공론화됐고 언론 노출이 잦았던 신 전 위원장이 사퇴했음에도 진보 언론들은 녹색당의 내부 사정을 다루기 어려워서 기사화하지 않았고 오직 <미디어스>만 기사화했다.

하 위원장은 “(신 전 위원장은 탈당까지는) 전혀 아니다. 공동운영위원장만 사퇴한 것”이라며 “저희는 전운위에서 보충 선임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김주온 전 위원장 때는 혼자 했다. 아직까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 저희가 논의가 진행 중이라 어떤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 다 정리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인 문제들이 아니고 공적인 차원에서의 갈등이다. 저희가 녹색당의 평등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보니까 좀 논쟁도 있고 그런 걸로 본다”며 “저희가 시간을 좀 두고 정리해나갈 것이고 수습해나가는 과정이라서 지금은 내가 말씀드리는 게 주관적인 얘기가 될까봐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신 전 위원장은 1월22일 녹색당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여러 갈등의 당사자들 이를 해결하려 애쓰다 마음을 다치신 많은 분들 그리고 고된 사무처 업무를 해나가고 있는 당직자들 빠듯한 지갑을 열어 당비를 내주고 계시는 당원분들께 그저 죄송한 마음”이라며 “현재 나를 둘러싸고 여러 허위사실이 떠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전 위원장은 허위사실로 인한 오명을 얻게 됐다면서 전운위에 독립된 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신 전 위원장이 주도해서 진행됐던 ‘2020여성출마프로젝트’와 관련 1억5000만원의 예산이 “모종의 이유로 번번히 집행이 가로막혔다”며 “조기에 선본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내가 제안한 선거 계획은 계속해서 거절당했다”고 항변했다. 본인의 지역구 출마 의사도 장벽에 부딪혔다는 게 신 전 위원장의 입장이다.

이밖에도 신 전 위원장은 △75·76차 전운위에서 하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문건으로 인해 자신이 폭력을 행한 사람이자 직장내 괴롭힘 가해자로 낙인찍혔고 △상벌위원회 제소도 안 된 일들이 공론화되면서 자신의 소명 기회가 박탈당했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

③ 문제를 제기했던 당원들은 신 전 위원장의 입장문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사퇴가 아닌 사과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입장이다.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1년 넘게 노력했던 녹색당이기에 총선을 앞두고 터져버린 당내 갈등이 무척 안타까운 상황이다.

하 위원장은 “그래도 당원들이 총선을 잘 치르고 싶은 열기가 뜨겁다”며 “잘 정비해서 총선을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녹색당에서는 여성출마프로젝트를 거친 4명(김기홍·김혜미·성지수·정다연)과 함께 고 위원장이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했고 당 위기 이후 최정분씨와 천호균씨의 추가 출마 선언이 있었다. 총 7명이 출마하게 된다.

하 위원장은 “5명에서 2명이 추가됐다. 이들에 대한 2단계 투표는 2월24일~28일까지인데 이번에 추가된 최정분씨는 농민 비례후보로 나왔고 천호균씨는 쌈지농부 활동을 했고 파주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했던 분이다. 이렇게 7명이 등록했다”며 “천호균씨는 좀 연세가 있는데 끝번호를 받아도 좋으니 출마해서 녹색당을 알리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지역구는 확정 안 했다. 전략 지역은 지금까지 전운위에서 서울 서대문·마포·은평 지역을 정했고 2월16일까지 (출마 의사자에 따라) 추가 신청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 위원장은 동물권위원회와 호주 산불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밖에도 하 위원장은 △동물권위원회 발족 △호주산불로 드러난 기후위기의 심각성 등 2가지 이야기를 풀어냈다. 

먼저 하 위원장은 “녹색당이 2012년 창당할 때부터 가장 선도적으로 공장식축산 문제, 헌법에 동물권을 넣자, 동물 카페 실태조사 등 여러 활동들을 해왔다”며 “이번에 동물권위원회가 발족하게 돼서 당내에서도 기대가 많고 지역 당원들 중에서 동물권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 많다. 이번 총선에서 동물권 이슈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동물의 권리를 말하는 걸까.

하 위원장은 “반려동물 문제도 물론이고 농장동물, 실험동물, 전시공연 동물 등 다양한 처지에 있는 동물들의 고통에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며 “(인간과 동물의 양자택일적 접근에 대해) 두 가지가 같이 가는 걸로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그렇다. 인간에 대한 폭력이 적은 사회는 동물 학대도 적은 걸로 나온다. 사람의 삶이 안정되고 보장되는 사회에서는 동물들도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하 위원장은 “공장식축산을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유럽에서는 공장식축산에 대한 규제가 가해지고 있는데 오히려 우리 정부는 공장식축산을 정책으로 장려하고 있다. 시골에는 농촌 주민들이 악취나 분뇨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은 밀집 사육으로 인해 발생할 위험이 높은 감염병이다. 구제역 때문에 수없이 많은 동물들이 생매장됐다. 집행 공무원도 트라우마를 겪었다. 물론 반려동물이나 이런 것도 다 중요한데 녹색당은 초창기부터 공장식축산에 대해 헌법소원도 제기했을 만큼 이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녹색당에는 채식주의자들이 많다.

하 위원장은 “우리나라 어떤 조직보다 채식하는 분들의 비율이 높다”며 “동물권이나 신념에 의해서 채식하는 분들도 있고 기후위기 때문에 하는 분들도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동물권 자체에 집중해서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호주산불 문제에 대해 하 위원장은 “호주산불이 다시 한 번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줬다”며 “우리나라도 너무 따듯해서 제주도에는 1월에 철쭉이 폈다고 한다. 우리도 느끼지만 호주산불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체감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강추위가 올 때도 있고 이상하게 따듯하거나 또 기후위기가 미세먼지에도 영향을 준다. 공기정체 대기정체 현상이 발생하면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며 “우리 주변에서도 기후위기는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인데 특히 한국도 이번 겨울에 눈도 거의 안 온다. 눈 한 번 제대로 안 온 상태에서 1월이 지났는데 호주는 대형 산불로 원래 스캇 모리슨 호주 총리가 기후위기를 부정하던 사람이었는데 엄청나게 비판을 많이 받고 기후위기를 인정하게 됐다”고 정리했다. 

기후위기는 어떻게 대형 산불을 일으킬까.

하 위원장은 “고온건조 현상 때문”이라며 “작년 여름에는 시베리아에서 대형 산불이 나서 진화가 안 됐다. 호주도 여름이니까 고온건조 현상이 생겨서 기존의 소방 인력이나 장비로는 못 끄고 있어서 국가적 비상사태다. 앞으로 계속 심화될 수밖에 없다. 세계 곳곳에서 고온건조 현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고 순식간에 바로 퍼져나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온건조에서는 자연 발화 산불도 있다. 발생과 확산이 모두 그렇다. 이제까지 겪지 못 한 일이다. 지구 평균 기온은 계속 올라가는 것이고 이상 기후들이 나타난다. 대형 산불은 미처 생각도 못 한 일”이라며 “숲이 불타면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돼서 악순환에 빠진다. 호주는 온실가스를 그동안 많이 배출해 왔고 석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호주 내에서도 이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호주 녹색당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화석연료를 줄이고 산업구조 자체를 바꿔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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