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진보당⑧] 김종훈 전 의원 “진보당 의제 다양성 고민해야”
[월간 진보당⑧] 김종훈 전 의원 “진보당 의제 다양성 고민해야”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7.30 0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제 다양성
이슈 메이킹 능력도 중요
진보당의 3년 역사 평가 
반미 이미지
낙선 이후 근황
국민과 동떨어진 국회
민주당의 욕심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흔히 진보정당이라고 하면 노동 문제만 중시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구 민중당 현 진보당을 떠올려보면 반미와 NL(민족해방)이 연상된다. 중요한 것은 당력의 총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너무 특정 의제에 집중하기 보다는 다양한 의제들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김종훈 전 의원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호텔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농민, 빈민, 영세상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많은데 정당정치는 다양한 계급계층의 분야와 관련 좀 더 복합적인 의제를 발굴하고 풀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며 “시민사회에서는 의제의 집중성도 의미가 있는데 정당은 선거에서 당선이 돼야 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다양한 계급계층을 포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노동문제에 집중하더라도 의제의 다양화 이런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해야 된다”고 주문했다.

김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낙선했지만(울산 동구) 20대 국회 기간 동안 현역 의원으로 민중당을 창당했고 초대 상임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김종훈 전 의원은 진보당이 의제의 다양성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전 의원은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는 노동 문제가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노동 의제 외의 영역들에 대해서도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뜨거운 현안들에 대한 대응 능력과 더불어 필요한 의제를 발굴하고 공론화시키는 능력도 중요하다.

김 전 의원은 “이슈 대응 능력도 필요하지만 너무 이슈만 따라가서도 안 된다. 이슈를 만들어가야 한다. 예전에 무상교육이나 무상급식 이런 걸 얘기할 때 좌빨이란 공격을 당했지만 지금은 일반화된 정책이다. 이처럼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이슈를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민중당은 진보당으로 당명이 개정됐고 3기 지도부 체제(김재연 상임대표)로 재편됐다. 창당 4년차 진보당에 대해 김 전 의원은 한 마디로 “정치적 주권을 회북하기 위한 역사”를 만들어왔다고 평가했다.

김 전 의원은 “(진보당은) 여전히 정치적으로 통합진보당 이후에 탄압받고 있는 그런 정치적 주권을 회복하고 한국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정치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해왔던 것 같다”며 “어려웠지만 그런 성취가 있었고 (정치적 주권 박탈이) 극복되는 과정이었다. 사법농단이나 이런 부분에서 가장 열심히 했던 이유는 진보정당이 왜 탄압받았고 어떤 배경으로 그렇게 된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밝혀내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진보당으로 넘어오면서 어느정도 그런 단계를 넘어섰다고 본다. 이제 진정한 진보의 가치가 뭔지 진보의 의제가 무엇이 돼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 일, 실력 등을 실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게 바로 3기 지도부가 해야 할 책임과 역할”이라고 조언했다. 

김재연 상임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한미 워킹그룹 해체를 촉구하고 있고 당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당명 개정 이후 여전히 진보당의 반미 이미지만 부각되는 것은 아닐까.

김 전 의원은 “거꾸로 뒤집어보면 오히려 남북관계 문제들에 대해 다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진보당 밖에 없어서 그렇게 보이는 부분도 있다”며 “서로 화해하고 협력하자거나 이산가족 상봉하자는 등 남북관계 이슈에서 좋은 이야기만 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사실 근본적인 한반도의 구조적 문제를 풀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을 다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다들 좋은 얘기만 하고 있다”고 환기했다.

이어 “결국 문제의 핵심은 뭐냐. 미국이다. 예컨대 한미 워킹그룹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이런 문제제기를 하고 근본적인 접근법을 가져가는 것이 우리 뿐이다 보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풀어냈다.

김 전 의원은 낙선 이후 근황에 대해 사회활동 전반을 돌아보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사실 정치도 그렇지만 인생으로 봐도 나이가 들어가는 처지라 그동안 한 35년간 학생운동부터 지금까지 해왔는데 일련의 과정을 짚어보고 있다. 운동도 평생 하는 것이지만 활동을 직접적으로 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새로운 사업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다. 가장 아래에서부터 출발하겠다고 했으니까 우리 지역을 챙기는 일을 잘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울산 동구에서는 조선사의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쫓겨났다. 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4년간의 국회의원 활동에 대해서는 어떤 소회를 갖고 있을까.

김 전 의원은 “여전히 정치는 일반 시민 영역에서 제도적으로 들어가기도 어려울 뿐더러 들어간다고 해도 소수정당 정치인이 뭔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굉장히 제한적이었다”며 “20대 국회는 판검사 출신이 거의 20% 됐다. 요새는 돈 많은 엘리트들이 많이 들어온다. 여전히 그들만의 공간이고 그들과 관계있는 사람들의 집합이 되다 보니까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말로는 정치와 대중운동가의 결합을 통해 그것을 극복해내자고 했는데 실제로 방망이를 두드리는 데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 해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여전히 가야 될 길이 멀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20대 국회 임기 말미에 김 전 의원은 당 차원으로 추진된 ‘국민의 국회 건설 운동본부’ 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국회는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는데 국회가 바뀔 때마다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20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단 한 가지도 바꾸지 않고 측근 자리 보전이나 챙겨주기 차원의 보좌관과 전문위원을 늘리는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여전히 변한 게 없다. 결국 국민의 힘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국회 스스로가 증명했다. 그런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 국민의 국회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진보당의 3년 역사에 대해 정치적 주권 회복의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전 의원은 진보당의 3년 역사에 대해 정치적 주권 회복의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사실 김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김태선)와의 단일화 실패로 낙선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이 영남 산업벨트 지역의 진보정당 파이까지 넘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이 실질적으로 여당이 돼 있고 정치적으로 커져 있는 상황이 진보정당으로서는 가장 어렵다”며 “민주당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진보정당들을 다 죽이고 독식해서는 안 된다. 힘을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싸움은 진보진영에서 다 하고 전리품은 민주당이 다 가지고 가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진보적 의제라는 것이 시민사회나 노동운동 영역에서 만들어지는데 민주당이 다 다룰 수는 없으니 그걸 풀어내는 작업들을 위해서라도 (민주당의 포용성이) 필요하다”며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민주당이 독점하기 보다는 (진보정당들과) 함께 가기 위한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사실 진보진영 입장에서 문재인 정부는 그리 노동친화적이지 않다. 이를테면 △2022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후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유예 등만 봐도 그렇다.

김 전 의원은 “문제의 근원을 잘 들여다봐야 한다. 나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노동의 문제에 있어서 대단히 정치적이고 관료주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본다”며 “적당히 시혜적으로 바라보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 노동자의 문제가 생존권 문제인데 여전히 관료주의적으로 가고 있어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가 국회에 있을 때도 조선산업의 위기, 일본과의 경제 충돌, 코로나19 등으로 추경(추가경정예산)이 몇 번 있었는데 실제적으로 노동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사회안전망 차원의 지원 예산은 없었다”며 “결국 사람을 살리자는 것인지 기업만 살리자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여권의 입장과 정책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야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