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의 기적⑤] 5당 대변인을 모두 만났다 ·· ‘수면’ 위 지속성
[윤창호의 기적⑤] 5당 대변인을 모두 만났다 ·· ‘수면’ 위 지속성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1.0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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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으로서 반성할 이용주 의원, 임의성이 끼어드는 음주운전에 대하 인식 개선, 법 제도화를 위해 대변인의 논평 필요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의 음주운전 소식(10월31일)으로 충격을 먹은 것은 사실이다. 불과 10일 전 이 의원은 윤창호법(음주운전 범죄에 의한 사망자 발생시 살인죄로 의율하고 음주측정 기준 강화)에 서명한 103명 중 1명이었다.

음주운전 범죄 피해자 윤창호씨의 친구 김민진씨는 5일 오전 국회를 찾아 당대표들(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과 면담을 한 뒤 기자들을 만나 “더 이상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고 누구를 믿어야 할까 싶다. 이게 비단 이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지금까지의 소극적인 태도를 뒤로 하고 앞으로는 연대 책임을 진다는 마음으로 일선에서 윤창호법의 통과를 위해 노력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으로서 비윤리적인 행위를 했는데 그만큼 우리를 기만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최대한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변해서 국회에 있을 자격이 있는가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민진씨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민진씨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씨가 이 발언을 했을 때가 11시24분이었고 언론에 보도되기 좋은 소재라 삽시간에 퍼졌다. 

그로부터 7시간 뒤에 이 의원은 김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내가 이번 물의를 일으킨 이용주 의원이다. 친구가 그렇게 됐는데 내가 법안을 같이 발의하고 잘 해결해줘야 할 사람인데 이렇게 물의를 일으켜 친구에게도 누가 되는 것 같고 창호군 도와주는 여러분들께도 참 면목이 없다. 나로 인해 친구들이 많이 속상해하고 있는 것을 언론을 통해서 봤는데. 이걸 어떻게 하나 어떻게 하나 하다가 오늘에서야 전화를 한 번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친구분들께도 꼭 내 말을 전해달라. 내가 다른 동료 의원들께도 윤창호법의 필요성을 꼭 말씀드리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다른 의원들에게 (잘 설명해서) 꼭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 의원은 기자와의 메시지 교환을 통해서도 “면목없다. 반성하겠다. 그리고 윤창호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누구보다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씨는 이 의원에게 “저희가 나름의 성명서를 발표했을 때도 명시했지만 그렇게 반성과 성찰을 하는 의미로 윤창호법이 통과될 때까지 더 앞장서서 행동으로서 자숙하고 실천해주는 모습 꼭 보고싶다”고 당부했다.

지난 10월21일 이용주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 (캡처사진=이용주 의원 페이스북)

“행동으로서 자숙하고 실천하는 것”이 핵심이다. 윤씨 친구들 10명(이소연·예지희·손희원·박주연·진태경·손현수·윤지환·이영광·김주환·김민진)은 이 의원을 비롯 누군가를 표적삼아 공격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오직 윤창호법의 통과와 음주운전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을 바랄 뿐이다. 

하나 더 있다면 사경을 헤매고 있는 윤씨가 기적적으로 깨어나는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일단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열린 평화당 당기윤리심판원 회의에서 서면으로 “반성하고 당에 누를 끼친 것이 죄송하다. 당이 어떤 처벌을 하더라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소명했다. 심판원은 7일 이 의원을 직접 불러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고 오는 15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징계 심사도 예정돼 있다.

사실 이 의원은 103명의 의원들 중 윤창호법의 취지에 가장 공감해줬던 고마운 의원이었다. 

21일 페이스북에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다. 윤창호법을 위해 힘써주는 친구들이 있어 우리의 아들 창호는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본인의 블로그에는 친구들로부터 받은 감사 카드 사진을 올려놓기도 했다. 

검사 출신에, 해당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에 서명할 정도인데 도대체 왜 음주운전을 저지른 것일까.

왼쪽부터 김주환, 이소연, 김민진, 손희원. 친구들은 이날 하태경 의원실에서 여러 회의도 하고 언론 인터뷰에도 응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친구들은 이 의원의 사례가 한국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음주운전에 대해 누구나 범죄라고 겉으로는 생각하고 있고 말하고 있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음주운전을 쉽게 감행하는 것 자체가 죄의식이 없고 이걸 실수라고 쉽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범죄와 달리 음주운전은 ‘결과’와 ‘범행’ 사이의 임의성이 존재한다. 즉 ①술먹고 운전 ②임의성 ③인명 피해로 이어지는데. 중요한 것은 ①의 악의성과 상관없이 ③이 결정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칼로 사람을 찌른다고 하면 세게 찌를수록 결과가 엄중해 범인에 대한 가중 처벌이 자명해지지만 음주운전은 술을 덜 먹고 운전했다가 ③을 야기한 사람, 술을 많이 먹고 ③을 야기하지 않은 사람 등 ②이 개입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운과 확률 싸움이다. 

그래서 ①을 쉽게 저지르게 된다. 

‘인식 개선’과 ‘법 제도화’는 상호 영향을 주고 받지만 후자가 너무 약하기 때문에 전자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 친구들은 둘 다 중시하고 여러 방면으로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후자를 통해 전자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특히 더 애를 쓰고 있다.

결국 법 제도화를 추진하는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여론의 반응 및 언론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초월회에서 윤창호법을 12월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키겠다는 5당 대표의 합의가 이뤄졌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오전 친구 4인(이소연·손희원·김주환·김민진)은 두 당대표에게 직접 요청해서 초월회(국회의장 주재 5당 대표 월례 회동)에서 12월 정기 국회 본회의 통과라는 여야 합의를 이끌어냈다. 

오후에는 5당 대변인을 일일이 면담했다. 

김씨는 “음주운전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한 달에 한 번 논평을 내달라. 국회에서 잊혀지지 않고 자꾸 수면 위로 올라와 있기를 바란다”며 5당 대변인들에게 호소했고 약속을 받아냈다. 

박경미 의원은 절차와 협상에서 어떤 복병이 있을지라도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경미 의원은 절차와 협상에서 어떤 복병이 있을지라도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가장 먼저 친구들과 만난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윤창호법은 쟁점 법안이 아니라 전형적인 민생 법안이다. 그러니까 여야 합의에 이르기는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어떤 복병이 있을줄은 모르겠다. 나는 당연히 당위성을 얘기한다. 직접 올려서 합의를 도출하는 사람의 위치에서 법사위원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양형 형평성)을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희경 의원은 실제 관련 도로교통법 개정안(음주운전 경력자의 차량에 음주측정장치 의무적으로 설치)을 발의한 바 있고 그런만큼 이날 친구들과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송희경 의원은 실제 관련 도로교통법 개정안(음주운전 경력자의 차량에 음주측정장치 의무적으로 설치)을 발의한 바 있고 그런만큼 이날 친구들과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그 다음으로 송희경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어제(4일)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에게 전화했고 실제 청와대 합의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날 점심 때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첫 모임 합의문 5항을 보면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회가 최선을 다하기로 한다. 불법촬영 유포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 강서 PC방 대책 후속 입법,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 등을 공동으로 추진한다”고 돼 있다.

송 의원은 “좋은 의미에서의 여론이 필요하다. 군불을 지펴야 한다. 내 자식들과 똑같은데 내가 나서야겠다 싶었다. 법사위에 있는 법 전문가들은 훨씬 조심스럽다. 양형 문제가 있다고 해서 수면 아래로 내릴 게 아니라 자꾸 더 수면 위로 끌어올려 얘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구들이 평화당 대변인을 섭외해서 만나는 일은 정말 어려웠다. 예민하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 현역 국회의원인 최경환 원내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걸 부담스러워 했고 최대한 다른 대변인과 만나기를 원하는 눈치였다. 그렇게 어렵게 홍성문 평화당 대변인과의 만남이 성사됐다.

홍성문 대변인은 흔쾌히 친구들과 만나 이 의원의 행위를 대신 사과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홍성문 대변인은 흔쾌히 친구들과 만나 이 의원의 행위를 대신 사과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홍성문 평화당 대변인은 “103명의 국회의원이 서명해서 윤창호법이 만들어지도록 계기를 만들어줘서 좀 늦었지만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 그렇다고 우리 국회가 법안을 발의했다고 다 통과되는 게 아니니까. 어떻게 하면 통과시킬 것인지 고심하고 그랬었다. 불행하게도 우리 당의 이 의원이 음주운전에 적발돼서 또 다시 경종을 울리게 됐다. 이 의원께서 열의를 가지고 법안 발의에 참여했지만 어쨌든 우리 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거듭 송구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친구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해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있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은 우군이나 다름없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점심 때 청와대 회동 일정에 배석했고 이후 다른 일정이 있었음에도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시간을 냈다. 

김삼화 대변인은 친구들의 역할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삼화 대변인은 친구들의 역할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대변인은 “우리 당 의원은 대부분 윤창호법에 서명했을 것이다. 혹시 안 한 분이 있다면 몰라서 안 했을 것이다. 당연히 음주운전은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 100% 공감한다. 그동안 음주운전으로 이런 사고가 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이슈화가 잘 되지 않았다. 음주운전에 대해 우리 사회가 너무 무디고 우리 친구들이 문제를 많이 삼고 청와대에 청원도 하고 이러면서 우리 사회가 음주운전은 절대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 것은 친구들의 노력 덕”이라며 공로를 인정했다.  

요즘 국회에서 발군의 협상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정의당의 역할도 친구들에게는 무척 소중하다. 특히 김씨는 예전부터 정의당의 활약을 눈여겨 보고 있었고 그런만큼 꼭 만나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호진 대변인은 음주운전 문제도 그렇고 친구들이 언제나 국회와 정당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호진 대변인은 음주운전 문제도 그렇고 친구들이 언제나 국회와 정당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이번 정기국회 때 윤창호법을 비롯 민생 법안들을 꼭 처리하자고 뜻을 모았다. 문제는 법안 통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라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다. 어이없게도 이 의원 사건이 벌어져서 정치하는 한 사람으로서 대신 너무 부끄럽고 죄송스러웠다. 음주운전에서 만큼은 무관용과 예외없이 강화된 처벌이 될 수 있도록 정의당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변인들이 그런 것 같다. 벌어지는 이슈와 현안에 빨리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에 치우치다 보면 늘상 잊지말고 환기시켜야 하는 사안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오늘 이렇게 와줘서 얘기를 해줘서 그 부분만큼은 약속하겠다. 정의당이 잊지 않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논평을 쓰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젊은 친구들이 정치권에 전달해주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매우 소중하다. 편하게 의견들을 줬으면 좋겠다. 우리 문턱이 높지 않다. 문턱이 없다. 언제든지 의견을 내달라. 명함도 드렸으니 꼭 연락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친구들은 매번 윤창호법 추진과 관련된 일정을 수행하면 바로 공보 업무를 수행한다. (사진=박효영 기자)
친구들은 매번 윤창호법 추진과 관련된 일정을 수행하면 바로 공보 업무를 수행한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렇게 5당 대변인을 모두 만난 뒤 친구들은 노트북을 켜고 각자 맡은 바 이날 진행됐던 이벤트와 여러 논의 내용들을 기자들에게 공유했다. 일종의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하는 홍보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미 블로그(역경을 헤치고 창호를 향하여)도 개설해서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고 활동비를 직접 마련하기 위해 판매용 뱃지도 제작하고 있다. 

특히 김씨는 하루종일 누구보다 정신없었다. 공식 일정 때마다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발언을 전담했고 틈틈이 언론의 취재 전화와 인터뷰에 응했다. 이날 김씨의 스마트폰은 그야말로 불이 났지만 더 많은 언론의 관심을 위해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하는데 여념이 없다. 

굳이 5당 대변인들을 만나기로 기획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여론 환기가 제일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친구들은 오는 9일 오전 9시반 국회 의원회관에서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정책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고 오후에도 많은 정치인들을 만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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