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박종민]7월이다. 올해 2022년도가 절반이 이미 꺾여나갔다. 세월이라는 게 흘러가는 강물처럼 서서히 그리고 고요히 스쳐 지나가는가 싶지만 걷잡을 수가 없이 매몰차게 내달린다. 어쩌랴! 가는 세월 붙잡을 자 아무도 없다. 대자연의 윤회하는 섭리에 따른 순리대로 가는 세월은 보내야 하고 오는 세월은 반갑게 맞이해야 한다.

박종민 수필가/시인
박종민 수필가/시인

다만 그런 생각 속에서도 엉겁결에 7월로 접어드니 헛헛하기도 안타깝기도 하다. 별로 해 놓은 게 없는데 12장짜리 달력이 어언간 6장 떨어져 나갔다. 순식간에 4.5.6.7 바뀌어 가는 얇아지는 달력을 마주하니 괜히 서성거려지며 허전하고 쓸쓸하고 허무한 마음이 일며 혼란스럽다. 이런 게 진정 사람의 심산이며 심정일 것이다.

임인년(壬寅年), 지나온 날을 새삼 반추(反芻)해본다. 호랑이의 해에는 맹호(猛虎)의 기운을 받아서 국가도 국민의 삶도 일취월장 번영하는 새해가 되리라 믿었다. 내가 아는 사람 여럿도 그리 생각하며 믿었다. 그렇게 기다리며 고대하던 백두호랑이, 백호(白虎)의 해라고 하니 그만큼 희망도 부풀었다.

백호 기세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눌러 제압해버린다나, 어쩐다나. 때는 바야흐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멈출 줄을 모르고 무섭도록 확산일로에 있을 즈음“대망의 2022년도” 하면서 들어야 할 제야의 종소리를 보신각 현장 생중계방송을 듣질 못해 녹음방송으로 들어야 했다. 새해 벽두부터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많은 정황 속에서 그래도 희망을 품었었다.

동토(凍土)에 얼음이 풀리고 금수강산 삼천리에 새봄이 오면 코로나괴질은 사라져 가려니 했다. 전 세계 여러 국가가 모두 전전긍긍하며 어려움을 겪는 국제적인 펜데믹 사건을 우리 국민만이 대수롭잖게 무사태평하게 얕보고 있었나? 그리 간단치 않은 엄중한 사안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이리다.

이제는 격리수용이나 거리 두기가 다소 완화되어 코로나를 대하는 인식이 느슨함이 감지된다. 하지만 아직도 멈칫거리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좀처럼 종식(終熄)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높은 기온 속에서도 거리엔 마스크로 입을 막고 얼굴을 가린 사람 일색이다. 입을 틀어막고 말은 줄이며 듣고 생각하며 뉘우치란 신(神)의 뜻이다.

전국에 걸쳐 국민 94%가 예방백신을 3차 완료했고 면역체계도 갖춰졌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 이참에 뿌리를 확 뽑아버리겠다는 정부방침인 듯 65세 이상 노인들은 면역을 보강하는 의미로 4차 접종을 권장하며 보건당국에서 적극 독려(督勵) 중이다. 정부의 가용예산도 속수무책 터무니없이 많이 소요될 판이다.

조기에 박멸되고 잘 조치 되겠지, 정부의 힘과 능력을 믿고 있는 가운데에도 국민은 국민대로 심리적이나 육체적으로 불안하고 불편하기만 하다. 예방백신을 순차적으로 한 차례씩 접종할 때마다 바짝 긴장하고 벌벌 떨어가며 몸살 앓고 해열제로 달래가면서 후유증도 겪는다. 민생이 고단하다. 시급한 현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르고 이젠 모두 열심히 일해야 할 때다. 그러나 정치권은 “내로남불” 타령만 해 대며 허구한 날 티격태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기름값 상승은 갈수록 이어지고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3 고(高) 시대가 언제나 진정되려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하루가 다르게 공공요금 생필품 식자재 음식값이 오르고 봉급생활자 연금소득자들의 실질 소득은 줄고 있다. 이렇게 불안한 판에 북측에선 미사일을 끊임없이 쏴 대고 있다. 7.4 남북공동성명 발표의 정신은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50년 지났지만, 남북 간에 합의한 평화 내용이다. 이 7월을 게기(揭記)로 상호 존중하는 평화 번영의 새로운 출발점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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