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종민] 약은 독이 있기에 생겨났다. 독에 대적(對敵)하며 독성을 무력화시키는 기능을 가졌다. 독의 가진 성분함양과 힘을 겨루고 싸워 그 기운을 제거하거나 완화 시켜 독의 증상을 풀어낼 수 있는 약으로서의 능력을 과시한다. 그러나 반드시 약이 독과의 세력 간에 우위를 점유하는 건 아니다.

박종민 수필가/시인
박종민 수필가/시인

약과 독은 상호 간에 극과 극으로 대척(對蹠)되어 대치(對治)하고 있지만, 때때론 상생(相生)하며 공존(共存)한다. 약에 상극으로 맞선 독의 개념과 그 반면엔 독에 맞서서 지지 않으려는 약의 세력싸움 개념이다. 즉, 독을 무기력하게 하는 약이 있는 것이라면, 약의 성분을 완전히 와해시키는 강력한 독이 버티고 있다.

 그렇게 약과 독, 독과 약은 양자가 죽기 살기로 싸우면서도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여 화학적으로 중화해가면서 상생하고 발전해나간다. 어느 한쪽이건 전멸하여 소멸이 되고 마는 건 아니라는 얘기이다.

당초에 서로 상극으로 태어났건만 겨루며 싸우다가 이기고 지며 상호 협력하며 공생 공존하는 거다. 이런 게 자연과학의 이치이며 살아가는 생물 세상의 환경실태랄까?. 이런 것들이 생태계에 엄연하게 유지되고 있는 실체이고 구축된 자연의 질서란 생각이 든다. 물론 학문적 학술적으로 적립되거나 물리 화학적인 실험에 따른 제대로 검증된 바는 아니다. 다만 우리의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실사례의 예를 한가지 들어 보려고 한다.

야생에 흔하디흔한 무작위의 100가지 풀과 나무가 가진 서로 다른 성분들을 하나로 혼합화하면 색다른 의외의 물질이 생성된다. 100가지의 풀과 나무에는 독(毒) 성분이나 약(藥) 성분도 있고 생체에 에너지가 되는 여러 근본 원소의 성분이 들어 있다.이런 것들이 함께 종합하여 뭉쳐 놓으면 서로 싸우며 상승작용과 보합작용을 하면서 생명체에 좋은 물질 또는 생약(生藥) 성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풀잎이나 나뭇잎을 불문하고 어느 종류든지 3가지 잎을 으깨서(즙이 나오도록) 다쳐서(약간 찢어진 상처) 피가 흐르는 부위에 붙이고 잠시만 잡아 매주면 금세 지혈된다. 우리 선조들로부터 대대로 이어온 민간의 재래식 지혈(止血) 방법이다.  그런데 100여 가지의 풀잎과 나뭇잎은 어떠하랴! 똑같은 양으로 혼합해 즙을 만들거나 발효를 시키면 인체에 면역을 높여 줌은 물론 천연재료의 강정 강장제가 된다고 한다.

필자는 이런 근거로 산야에 피어 있는 100가지 꽃을 채취하여 일명 백화주(百花酒)를 담가 시음하기도 한 바가 있다. 과연 빛깔도 하나로 통일되고 맛과 향 모두 독특하며 몸이 느끼는 술의 성분이 가진 함량이나 영향도 확실히 다름을 알 수가 있었다. 이런저런 성분 함량이 한데 섞이며 서로 싸우고 견제하면서도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자연생태계의 체제가 아닌가 싶다. 중화로 조합하게 되니 살아가는 생물에겐 아주 유익한 좋은 성분 함량의 원기소가 생성된다고 한다.

약과 독, 독과 약의 중화로 인한 상호 보완과 상생력(相生力)의 증진이라 하겠다. 비근한 실사례를 들면 꿀벌의 독성은 조금만 지나쳐도 치사(致死)에 이르는데, 미세한 양을 쏘이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의아하기도 하다. 화두의 방향을 전환해본다.

엉뚱하게 약과 독 얘길 꺼낸 사유다. 요즘 여의도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약과 독처럼 상극적인 대치 상황을 보며 느낀 소회다. 맨날 사사건건 티격태격 다투기만 하질 말고 물리 화학적으로도 화합이 안 되는 풀 나무의 상생 공생하는 자연의 이치를 보라! 지식인들로서 상생 발전하며 진취하는 좀 더 멋진 정치를 펼쳐 줄 수는 없을까? 당신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선출된 지도자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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