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와 드루킹 ‘관계’ OK ‘댓글조작 공범’? ·· 아직 
김경수와 드루킹 ‘관계’ OK ‘댓글조작 공범’? ·· 아직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8.0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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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 특검 2차 소환, 댓글조작 프로그램 시연회 알리바이 두고 진실공방, 둘 다 거부 않으면 대질심문 하기로, 구속영장 청구는 무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여전히 여유로웠고 당당했다. 

그런 태도의 원천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셋 중에 하나로 보인다. 매크로(자동 반복작업) 시연회에 진짜 참석하지 않았고 댓글조작 작업(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몰랐거나, 참석했지만 물증이 없다는 확신이 있거나, 댓글조작 작업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시연회에 가지 않았거나.  

김 지사는 9일 아침 서울 강남구 허익범 특별검사(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댓글 조작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에 재소환됐다.

김경수 지사는 특검에 재소환됐는데 여전히 당당함과 여유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지사가 기자들에게 내놓은 발언은 그동안의 것과 달라진 게 없지만 뭔가 비장함이 엿보였다. 

“그동안 여러차례 밝혔지만 충실히 조사에 협조하고 당당히 수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다. 그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하루 속히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그렇지만 본질을 벗어난 조사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충실히 조사에 협조한 만큼 하루 속히 경남도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다시 한 번 특검에도 정치 특검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되주길 마지막으로 당부드린다. 이상이다.” 

김 지사는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공약 관련 드루킹 김동원씨에게 자문을 구한 사실에 대해서 “여러 분야의 국민들에게 다양하게 의견수렴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점을 피력했다.

지난 1차 소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 드는 김 지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1차 소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 드는 김 지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경기도 파주에 있는 김씨의 느릅나무 출판사(속칭 ‘산채’)에 갔고 거기서 매크로 시연회를 봤고 암묵적인 공범관계를 형성했다고 프레임을 그려놓은 상태다. 

특검 이전 검찰 수사에 따르면 킹크랩이 개발된 시점은 2017년 1월이다. 특검이 의심하는 시점보다 두 달 뒤다. 그런 가정을 전제하면 김씨 일당이 단순 매크로 댓글조작 방법을 김 지사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은 후 더욱 고도화된 킹크랩(댓글조작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물론 가정에 불과하고 킹크랩 시연회가 그때 이미 개발됐을 수도 있다.   

문제는 스모킹건(결정적 물증)이 없다는 점이다. 스모킹건을 확보했다면 사태가 진작 마무리됐겠지만 그게 없어서 진실공방으로 흐르고 있다.

특검은 그 날짜에 해당되는 현장 CCTV 또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이 그때 그 자리에 있었다는 물증을 확보하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심증을 굳히고 있는데 김씨가 제출한 USB 속 김 지사와 나눈 메신저 대화 화면 캡처사진 등을 통해 양측이 긴밀한 관계라는 점을 파악했고 그런만큼 댓글조작에 대해서도 공동 책임이 있다는 가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4일 특검에 소환된 김씨의 모습. 김씨는 9일 김 지사와 대질 심문을 할 수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런 차원의 쟁점이 있다. 

김 지사는 드루킹 파동이 불거지기 시작한 4월에는 최대한 김씨와의 관계가 그리 가깝지 않다는데 해명의 역점을 뒀지만 사실상 야당의 공세와 언론 보도 그리고 특검의 수사로 인해 △대선 공약 자문을 구했고 △직접 만나거나 메신저를 통해 대선 홍보활동 도움을 요청했고 △선플 운동에 대해서 보고받았고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사무실 산채에 갔고 △전직 보좌관이 5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적은 있지만 댓글조작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특검은 그런 관계의 여러 배경들을 봤을 때 더구나 김씨의 옥중편지와 측근(둘리 우모씨·트렐로 강모씨·초뽀 김모씨 등)의 진술을 근거로 집중 추궁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거의 그런 방향으로 확신하고 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드루킹은 1년 5개월간 8만 건의 여론조작 작업을 했고 꼬리를 자를 수준이 아니라 김경수 지사의 전 보좌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드루킹이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 캠프의 홍보전략 문건을 입수한 후 경공모 회원을 통해 문재인 후보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 역시 특검이 수사 중”이라며 “민주당의 선거범죄 혐의가 있는 곳에 드루킹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김경수 지사와 같은 몸통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변인 단계에서 연일 특검의 정치적 의도성과 피의사실 흘리기를 비판 중이고 야당은 특검 흔들기라고 역으로 비판하고 있다. 

더욱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김씨의 측근들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20시 즈음 산채에 도착했고 2층 강연장에서 우씨의 댓글조작 시연 발표를 지켜봤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도 옥중편지를 통해 그때 김 지사가 암묵적 승인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고 주장했다.

팽팽히 맞서는 상황인데 이날 오후 김 지사와 김씨의 대질 심문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상융 특검보는 기자들에게 매일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특검은 미리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김씨에게 14시 소환 통보를 보냈다. 박상융 특검보는 브리핑을 통해 “대질조사의 필요성이 있어 소환했고 두 사람 모두 거부하지 않으면 대질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 측도 전날(8일) “진실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대질 신문이 아니라 그 어떤 것에도 기꺼이 응할 것”이라며 당당하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대질 심문이 성사된다면 특검은 사실상 여기서 끝을 봐야 한다. 스모킹건은 아닐지라도 구체적인 혐의 사항을 통해 대질 심문을 진행할 것이고 여기서 두 사람의 진술 간에 논리적 모순을 발견한다면 이를 근거로 추가 수사를 진행해서 증거를 보강할 수도 있다.

물론 특검은 김 지사가 김씨에게 먼저 일본 외무공무원직(오사카 또는 센다이 총영사)을 제안하고 자신의 지방선거 홍보활동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그럼에도 댓글조작 공범 혐의를 입증하지 못 하면 앙꼬없는 찐빵이나 다름없어서 여기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이번 특검의 수장을 맡은 허익범 변호사가 과연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특검의 수장을 맡은 허익범 변호사가 과연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편, 허 특검은 7일 기자들에게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서 “너무 앞서가지 말라”며 선을 그었다. 형사소송법 70조에 따르면 통상 유력 정치인에 대한 구속요건의 핵심은 ‘상당 정도의 혐의 입증’과 ‘증거인멸 우려’ 여부다.

대질 심문을 추진하고 허 특검의 조심스러운 태도를 봤을 때 아직 혐의 입증이 됐다고 보기 어렵다. 그래서 구속영장 청구는 아직까지 요원해보인다. 혐의가 만족할만큼 입증됐다고 하더라도 청구했을 때 증거인멸의 관점에서 기각 결정이 나오면 특검에 대한 정치적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전날 오사카 총영사 대상으로 거론됐던 김씨의 최측근 도 변호사에 대한 2차 구속영장이 기각됐기 때문에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거의 희박한 상황이다. 

특검은 도 변호사에 대해 1차 구속영장 청구 때는 2016년 4월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경공모의 불법 자금을 건넸고 수사 증거를 위조한 혐의를 적용했고, 2차 때는 김씨와 함께 댓글조작을 기획하고 실행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는 “드루킹과 도 변호사의 경공모 내에서의 지위와 역할 등에 비춰볼 때 댓글조작 죄의 공범 성립 여부나 증거위조 교사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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