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하루] ‘보훈’과 ‘보살핌’ ·· 국가가 챙겨야 할 사람들 
[대통령의 하루] ‘보훈’과 ‘보살핌’ ·· 국가가 챙겨야 할 사람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8.15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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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국기기념일 지정, 할머니들로부터 얻는 배움, 독립유공자 청와대 초청, 보훈 철학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1991년 8월14일 故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전쟁 성노예 피해를 증언했다. 이후 27년이 흘렀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8월14일은 ‘기림의 날’로 불리게 됐고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후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개최된 기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우리는 내일 광복 73주년을 맞지만 이미 고령이 된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여전히 광복은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휠체어에 탄 할머니와 눈높이를 맞추고 인사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사진=청와대)
휠체어에 탄 할머니와 눈높이를 맞추고 인사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사진=청와대)

1940년대 일제의 총동원 정책으로 전쟁터에 성노예로 끌려간 뒤 50여년이 지나고 나서야 할머니들은 아픔을 꺼낼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의 피해사실은) 광복 후에도 오랜 세월 은폐됐고 부정됐다. 가족에게도 피해사실을 말하지 못 한 채 고통을 안으로 삼키며 살아야 했다. 국가조차 그들을 외면하고 따뜻하게 품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을 복원해 낸 것은 국가가 아니라 할머니들 자신”이라며 대한민국이 할머니들로부터 “많은 것을 빚졌고 배웠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이 거리와 강연장에서 그리고 외국에서 증언하고 호소했기 때문에 “관심과 연대의 폭”이 확장됐고 “전쟁 중의 여성인권과 성폭력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논의를 크게 진전시켰다”는 취지다.

(사진=청와대)
오늘 첫 국가 기념행사로 기억된 기림의 날.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국가의 역할로 할머니들과 지속적인 소통, 명예회복을 위한 기념사업 추진, 기록 발굴, 연구지원, 교육 등을 꼽았고 특히 “(위안부 문제가) 한일 간의 외교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양국 간의 외교적 해법으로 해결될 문제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즉 “(모두가) 굳은 각성과 교훈으로 삼을 때 비로소 해결될 문제”이고 이런 상황이 온다면 일본도 진정어린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2015년 12월28일 박근혜 정부 때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이뤄졌는데 10억엔 위로금·화해 재단·일본 정부의 책임 통감 수준의 표현·불가역적 합의 등 그 내용에 대해 할머니들은 분노했다.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했던 것은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법적 배상·교과서 수록 및 기록해서 알리기다.

해외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을 맞이하는 문 대통령. (사진=청와대) 

이날 오전에 문 대통령은 청와대로 독립운동가 후손을 초대해 오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여러분의 애국 앞에서 늘 숙연해진다”며 “독립운동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힘이자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독립운동에 대해 “민족의 자존을 세우는 일이었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외침”이라고 평가하고 “민족의 독립과 애국이라는 대의 앞에 신분과 지위, 성별의 구분이 없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사례로 1904년 한일의정서가 체결되자 전국에 통지문을 돌리고 의병부대를 이끈 허위 평리원 서리재판장(대법원장에 해당)을 언급했고 이날 우즈베키스탄에 살고있는 허위 재판장의 손녀 키가이 소피아가 초청됐다.

문 대통령은 여성 독립운동가 202명을 새로 발굴한 것을 거론하며 “경제적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제대로 된 보훈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특별예우금 50% 인상 △독립운동가 3대 1만7000명에게 지원금 제공 △독립유공자 자녀의 자택을 찾아가는 보훈복지서비스 △해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이 국내 거주하게 되면 주택 지원 △인천 보훈병원과 보훈의학연구소 개원 등을 실시하고 있고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안중근 의사에 대해 문 대통령은 “108년 전 사형을 앞두고 빌렘 신부와 마지막 면회에서 한국의 독립운동이 억압을 벗어나 자유를 되찾으려는 전 인류적인 활동”을 했다고 평가하며 “여순감옥에서 저술한 동양평화론은 동양평화를 위한 일본의 역할을 강조했고 한중일이 공동으로 은행과 군대를 창설(해 서구 제국주의에 맞서)자는 시대를 앞선 비전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청와대)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선친 영정을 들고 있고 문 대통령과 김 여사 그리고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일본인마저도 안 의사에 탄복해 그의 영정을 모셔놓고 동양평화론을 연구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 정부는 안 의사의 유해를 찾지 못 했다. 김구 선생이 꼭 조국에 묻히길 바라며 효창공원에 마련해놓은 가묘는 여전히 비어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해방이 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 달라는 안 의사의 마지막 유언을 지키기 위해 2019년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북한과 공동사업으로 안 의사의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런 발표를 듣고 현장에 있던 안 의사의 후손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문 대통령은 국가의 보훈 철학에 대해 “나라를 위한 모든 희생을 끝까지 찾아내 기억하고 보답하는 것으로 완성된다”며 “보훈이야말로 강한 국가를 만드는 뿌리이고 그런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라를 위한 헌신에 예우를 다하는 것은 국가의 마땅한 도리이자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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