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발 4차 추경 11일만에 본회의 ‘땅땅땅’ ·· 진보적 반론
국힘발 4차 추경 11일만에 본회의 ‘땅땅땅’ ·· 진보적 반론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9.23 0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조8147억원 규모
정의당·기본소득당·여성의당의 비판
양당은 자랑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코로나발 비상 시국은 4차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현실로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중인데 국민의힘이 먼저 4차 추경을 하자고 선수쳤다. 되려 더불어민주당이 밀당을 하다가 이낙연 체제가 들어선 뒤 달라졌다. 처음 4차 추경론이 고개를 든 것은 폭우 피해 복구비 때문이었는데 마침 광복절발 코로나 재확산도 심각해졌다. 

이낙연 대표가 결단하자 기획재정부는 곧바로(9월11일) 추경안을 제출했다. 이와중에 ‘보편이냐 선별이냐’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고 당정청은 초핀셋 선별로 가닥을 잡았다. 양당은 ‘통신비 지원’과 ‘독감 백신 무료 접종’으로 줄다리기를 했다. 전국민에게 해주자는 양당의 방침은 절충되어 타협됐고 그렇게 4차 추경은 11일만에 통과됐다.

4차 추경이 통과되던 순간의 본회의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본회의에서 방망이가 두드려진 정확한 시점은 22일 22시20분이었다. 당초 양당이 합의해놓은 스케줄이 22일 본회의 통과였는데 지켜졌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논란으로 양당이 말폭탄을 주고 받았지만 주말을 넘기고 초스피드 속도전이 펼쳐졌고 각 상임위원회 예산 심사와 예결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절차가 단번에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에는 최종 추경안에 대한 타협 소식이 들려왔다.

안 어려운 국민이 없다. 국가는 돈을 풀고 또 풀어야 한다. 세계적으로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확장 재정의 현황을 보면 △2020년 본예산 512조3000억원 △1차 추경 11조7000억원 △2차 12조2000억원 △3차 35조1000억원 △4차 추경 7조8147억원 △2021년도 본예산 555조8000억원 국회 제출 등이다.

이번 추경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추경액의 절반이 600만 자영업자에게 투입된다.

①코로나 재확산(8월 중순) 이후 매출 축소치가 연 매출 4억원 이하 ‘일반업종’에 기본 100만원 지급+영업시간 제한이 가해지는 ‘집합제한업종’에 150만원 지급+PC방·학원·독서실 등 ‘집합금지업종(유흥주점과 콜라텍 포함)’에 200만원 지급
②재확산 이후로 소득이 줄어든 특수고용노동자와 프리랜서에게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50~150만원 지급 
③당초 13세 이상 전국민에게 주기로 했던 통신비 지원 사업은 16~34세 및 65세 이상으로 지급 대상 축소 
④아동특별돌봄비 지급 대상을 중학생(온라인 학습 지원금 명목)까지 확대해서 1인당 15만원 확대 
⑤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을 장애인연금 및 수당 수급자 등 취약계층 105만명으로 확대하고 전국민 20%(1037만명)에게 공급할 수 있는 코로나 백신 재원 1839억원 편성

정세균 국무총리는 23일 아침 바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추경 공고안과 배정안을 의결할 계획이고 반드시 추석 전에 지원금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 오전 4차 추경안에 대해 최종적으로 합의를 마친 김태년 원내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양당이 합의 처리했기 때문에 반대 및 기권표가 적었지만(재석 282명/찬성 272명/반대 1명/기권 9명) 사실상 10명이 반기를 들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반대 토론을 진행했다. 정의당 의원 6명은 전부 기권표를 던졌다. 

한국 정치가 거대 양당의 적대적 대결 정치체제라서 양당이 합의하면 그게 곧 현실이 된다. 하지만 진보 정당들의 소수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정의당·기본소득당·여성의당은 각자 표방하는 가치에 따라 4차 추경에 대해 비판했다.

장 의원은 반대 토론 말미에 “이대로라면 5차 추경 논의가 언제 다시 나올지 모른다”고 했다.

정의당은 처음부터 빠른 지원을 위해 보편 지급을 주장했지만 결국 선별 지급이 결정됐다. 그러면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대책”이어야 한다. 하지만 정의당이 보기에는 한없이 부족하다.

장 의원은 “(정부는) 국민의 소득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 등 우리가 얼마나 위기인지 정확히 인식할 시스템조차 준비하지 못 한 상황이라 여전히 막막하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핵심은 △자영업자 지원액(최대 200만원) 턱없이 부족 △통신비 지원 자체가 보편 요구에 대한 여론무마용 △전국민 재난수당 편성 △자영업자 영업 손실에 대한 보상 대책 보완(폐쇄 명령 대상에만 지원해주지 말고 집합 제한 대상에도 지원) △임차인의 임대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임대인 지원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요건인 근로시간 20% 감축 항목을 시행령 개정으로 삭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0일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두터워야할 자영업자 지원은 너무 얇고 여론무마용 통신비 지원은 너무 얄팍하다”며 “현행 감염병예방법상 정부가 폐쇄 명령을 내리면 그 기간 동안 영업 손실을 보상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집합 제한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선 손실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 형평성에 어긋난다. 정부 방침으로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사업장에는 감염병예방법에 준해서 지원하고 그 기간 동안 전기료 등을 비롯한 공공요금을 면제해줘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이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려면 월 평균 근로시간의 20%를 감축해야 한다. 그러나 21시 이후 집합 제한이 설정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 요건을 채울 수 없고 그래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이 어렵다”며 “정부가 즉각 시행령을 개정해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기준을 대폭 낮추고 거리두기가 강화된 기간까지 소급할 수 있도록 조처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장혜영 의원이 반대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기본소득당은 선별 지급의 부당함을 설파했다.

용 의원은 “(6개월 전 보편 지급의 철학에 동의했던 양당 전직 당대표들의 발언을 인용하며) 국가채무비율 43,9%냐 43.5%냐만 중요하고 삶의 기반이 무너지는 GDP 대비 가계부채 97.9%의 국민들은 보이지 않는가?”라고 환기했고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7조8000억원이라는 숫자에 갇혀 전대미문의 위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말자는 것이다. 금융이 아닌 서민들의 호주머니에서부터 시작한 새로운 유형의 위기에 과감한 그리고 이미 효과가 검증된 방법으로 대응하자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위기의 시대 국민들의 고통이 어떠하든 선별과 심사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국정운영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늙어버린 산업화 세대와, 낡아버린 민주화 세대의 선별 동맹은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이 누가 더 어렵고 힘든지를 두고 갈등하고 분열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렇게 압도적인 여야 합의로 선별이라는 이데올로기만 남아버린 추경안, 선별을 위한 선별, 선별을 위한 7조8000억원의 추경안, 재난지원금 없는 2차 재난지원금 추경안 오늘 이 자리에서 통과시키겠는가”라고 호소했다.

여성의당은 집합금지업종 중에서 유흥주점과 콜라텍 등을 제외했다가 양당이 막판에 포함시켰던 것에 대해 맹비판했다. 이진심 여성의당 전략기획실장은 이날 18시 기자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 이 문제에 대해 비판 성명을 낸 것을 보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만큼 여성의당에게 급하고 중대한 문제였다.

(사진=연합뉴스)
용혜인 의원이 반대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여성의당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자영업자 지원 대상에) 룸살롱과 풀살롱 같은 업소도 포함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고 꼬집었다. 

이지원 여성의당 공동대표는 “거대 양당이 제정신인지부터 묻고싶다. 법으로 지정된 성매매 방지 주간에 성매매와 성착취의 온상인 룸살롱·풀살롱·텐프로 같은 유흥업소에도 똑같이 재난지원금을 주자고 합의한 양당은 저질의 극치”라며 “특히 민주당에서 끊임없이 성 비위가 터지고 자숙해도 모자랄 판인데 여성을 착취하는 업소에 혈세를 내어주겠다는 건 대체 무슨 논리냐. 거대 양당의 성인지 감수성 수준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질타했다. 

이지원 공동대표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그럼에도 양당은 4차 추경을 자기 성과로 어필하기 바쁘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23시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번 추경은 소상공인과 저소득층 등 직접 피해 계층을 보다 실질적으로 두텁게 지원하기 위해 맞춤형 지원에 중점을 두고 신속한 사업 집행을 위해 지방비 부담없이 전액 국비로 편성했다”면서 4대 패키지 사업(소상공인 피해지원/고용 안정/긴급생계지원/돌봄)으로 범주화했다.

국힘 소속 예결위 간사인 추경호 의원도 13시에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의 58%가 반대하고 효과성도 없는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에서 5206억원을 감액하고 세금 중독성 단기 일자리에서 75억원,  목적 예비비 500억원, 국채 이자 396억원 등을 감액하는 등 총 6177억원을 삭감했다”며 협상으로 정부의 추경안을 보완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