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에 버금가는 ‘센토사 선언’ 나올 수 있을까
판문점 선언에 버금가는 ‘센토사 선언’ 나올 수 있을까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6.12 1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VID와 CVIG의 줄다리기, 빅딜의 내용에 관심 집중, 양국의 부분적인 선조치들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Nice to meet you. MR. president.”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반갑다고 영어로 건넨 첫 마디다. 북미 정상이 힘들게 만났으니 이제는 무슨 합의를 할지 과연 판문점 선언 이상의 성과를 담아낼 수 있을지 모든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외교적 관례나 각본에 얽매이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도 예상치 못 한 빅딜이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먼저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은 아래와 같다.

(10시3분) 첫 조우
(10시15분) 단독 회담
(10시50분) 확대 회담
(12시반) 업무 오찬
(17시)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예정

두 정상은 11시까지 45분 동안 단독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는데 예정보다 10분 더 일찍 끝냈고 바로 확대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미국측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북한측은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확대 정상회담 테이블에 앉은 양국의 정상과 참모들. (사진=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의 트위터) 

양국은 3각 회담(뉴욕·싱가폴·판문점)을 통해 수 차례 물밑 협상을 했고, 정상회담 하루 전날까지 성킴 주 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현지 리츠칼튼 호텔에서 오전·오후·저녁 6시간이 넘도록 막판 의제 조율을 했다. 

이러다보니 아직 두 정상이 결단해야만 가능한 ‘빅딜’이 남아있다는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다.

판문점 선언에 이은 ‘싱가폴 선언’ 또는 ‘센토사 선언’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는 △비핵화 △북한 체제보장 △북미 수교 3가지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측된다. 비핵화는 미국이 얻어내야 할 사항이고 체제보장과 수교는 북한이 요구하는 사항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는데 북한과 이 점에서 합의에 이르려면 미국의 선거와 무관하게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즉 미국 의회의 비준까지 필요한 어떤 안전보장 조치를 제공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북 불가침 조약이 미국에서 그렇게 법적 효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면 김 위원장이 CVID를 합의문에 싣는데 동의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CVID를 위해 구체적으로 ‘핵무기·핵물질·핵시설·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폐기를 목표로 제시하고 이것에 대한 사찰과 검증을 확실히 하려고 줄다리기를 할 것이고, 북한은 CVIG(Guarantee)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인데 이는 ‘종전 선언·연락 사무소 설치·평화협정·양국 상주 대표부 교환·국교 정상화·제재 해제·경제협력’ 등이 될 것이다. 

이를 맞교환하기 위한 관건은 결국 ‘시간’이다. 

즉 CVID의 속도와 시한, 이를 몇 단계로 나눠서 진행할지 또 단계별로 적절한 반대급부로는 뭘 제공할지에 대해서 두 정상의 빅딜이 있을지 주목된다. 

5월23일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일괄타결(All in one)을 요구한 기존의 미국 입장에서 한 발 양보해서 “물리적인 여건 때문에 완전한 일괄타결이 가능하지 않다면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이뤄내는 것도 괜찮다”며 “본질적으로 그것도 일괄타결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독 회담 전에 환담장에서 덕담을 나누는 두 정상. 김 위원장에게 엄지 손가락으로 호의를 드러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두 정상이 처음 만나서 긴장된 표정을 지었는데 악수하면서 환하게 웃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즉 트럼프 대통령도 비핵화가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란 점을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합의문에 비핵화 완료 시점과 단계별 조치의 ‘시간표’가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두 정상 간의 가이드라인이 명시돼야 추후 있을 실무 협상에서 갈등이 있어도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

일단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 시점인 2020년 이전에 북핵 폐기를 완료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 성과를 보증하는 조치로서 빠른 시일 내에 북한의 ICBM과 핵무기에 대한 해체와 반출을 요구할 수도 있다.

미국이 선제적 반출을 요구하려면 북한에 제재 해제 또는 완화를 비핵화 초기 단계에 실행해줘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북한은 비핵화 완료 시점 이전에 북미 국교를 정상화하고, 미국 민간 기업들의 대북 투자가 허용돼야 한다는 점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