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대로 본회의 열어 16개 안건만 처리
3당 예산안 합의 어려워
4+1 협의체 가동되는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전날(9일) 늦은 밤까지 협상을 이어간 뒤 오늘(10일) 아침까지 3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변화와혁신을위한 비상행동)이 2020년도 예산안을 놓고 논의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 했다. 다시 여야 관계가 경색될 수 있었지만 다행히도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별도로 열렸다. 

9일 오후 국회를 방문한 방청객들이 본회의장 방청석에 앉아 설명을 듣고 있다.
10일 본회의가 열렸는데 국회 상황에 따라 열리지 않을 수도 있었다. 방문한 방청객들이 본회의장 방청석에 앉아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10일 오전 20대 국회 정기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양정숙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임명 동의안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를 위한 ‘민식이법’과 ‘하준이법’ △청해부대와 아크부대 등의 파병 연장안 △각종 국제협약 비준 동의안을 포함 16개 안건이 통과됐다.

한국당은 민식이법과 하준이법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들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해놨었지만 실제 필리버스터는 없었다. 

예산안 결렬 이후 민주당은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대안신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를 통해 △예산안 △패스트트랙(지정되면 본회의 표결 보장)에 오른 선거법과 검찰개혁법 등을 밀어붙이려는 기세를 보이고 있고 한국당은 결사 저지 기조를 표방한 만큼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오전 본회의에서는 3당의 예산안 합의만 전제된다면 239개 안건이 처리될 예정이었지만 급한대로 16개만 처리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10시56분 본회의를 개의하면서 “오전에는 인사 안건과 여야 간 쟁점 없는 민생 법안을 먼저 처리한다”면서도 “교섭단체 간 협의를 위해 정회하겠다”고 밝혔고 실제 11시49분 정회됐다. 일단 점심 이후 14시에 속개될 것으로 예정됐으나 국회 상황에 따라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정회 직전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발언대에 올라 “본회의 개의와 관련해 어떤 안건이 어떤 순서로 올라오는지 직전까지 전혀 알 수 없는 깜깜이 의사진행이 이뤄졌다. 의원들의 충분한 법안 숙고와 심사권을 보장하고 각 교섭단체가 합의하도록 한 관례를 무참히 깨뜨린 사례다. 의장은 국민 앞에 사과 말씀을 해달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한국당의 주장처럼 일부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못 한 채 의사가 진행되는 현실에 국민 뿐 아니라 의원들 모두가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 한다. 그럼에도 한국당의 그간 행태를 볼 때 참으로 의구심이 든다. 한국당의 의견을 존중해 어제까지 기다렸지만 시급한 민생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전날 심재철 신임 한국당 원내대표와 급하게 국회 정상화 방안에 합의했지만 예산안이 불발됐으니 현재는 4+1 협의체에서 성안한 예산안을 14시에 상정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한편, 전날 3당 원내대표(이인영·심재철·오신환)는 10일 안에 본회의를 열고 ①예산안을 처리하고 ②선거법과 검찰개혁법은 상정을 보류하고 ③한국당은 의총을 거쳐서 무더기 필리버스터 방침을 철회하기로 합의하면서 국회를 정상화시킨 바 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예산안 합의를 도출한 뒤에 ③을 할 것이라면서 심 원내대표의 합의안을 추인하지 않았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②과 ③을 놓고 맞교환 한 의미가 큰데 심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여론을 반영해서 먼저 예산안을 합의한 뒤 ②이 보장된 상황에서 ③을 하겠다고 입장을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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