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편71] 시민사회와 정의당의 바른미래당 ‘걱정’
[선거제도 개편71] 시민사회와 정의당의 바른미래당 ‘걱정’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4.18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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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에 가기 위한 바른미래당 고민
바른미래당이 공수처 용단내릴까
전향적인 입장 듣긴 들었다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 원안 고수 안 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키는 바른미래당에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근본적으로 거대 정당으로서 안 하고 싶어 하는 속내가 짙다. 그래서 바른미래당이 내분에 시달리더라도 선거제도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지정하고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에 올리기 위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장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문제가 걸려 있다. 민주당은 손해보는 장사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에 절대 선거제도만 패스트트랙에 올리려고 하지 않고 있다.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조정법을 동시에 올리자는 것이고 바른미래당은 기소권 없는 공수처를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재차 기소권 없는 공수처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 전체 패스트트랙 열차 자체가 멈춰 있다. 

김준우 사무차장은 오신환 의원의 공수처에 대한 입장 변화를 감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준우 사무차장은 오신환 의원의 공수처에 대한 입장 변화를 감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준우 사무차장(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를 만나 “저희도 바른미래당을 따로 만나고 여러 이견의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김관영 원내대표, 채이배 의원, 오신환 의원 3명을 월요일(15일)에 1시간 반 정도 만났다. 바른미래당에서도 자신들이 제출한 수사와 기소 분리 원안을 고집만 하지 않겠다라는 그런 입장을 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정치개혁공동행동 소속으로 윤 원내대표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김 사무차장은 이렇게 전했다. 

구체적으로 “오 의원도 몇 가지 유보와 전제를 뒀다. 경우의 수는 좀 있지만. 접점이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은 공수처장 임명 방식에 관해서 좀 더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는 안이 마련된다면 기소와 수사가 너무 한 곳에 응축되어 있는 것에 대한 폐해가 있는데 그걸 풀 수 있지 않겠나 싶어하는 눈치였다”고 밝혔다.

현재 바른미래당에는 당원권이 정지돼 있는 이언주 의원을 제외하고 8명(정병국·지상욱·하태경·오신환·유의동·유승민·이혜훈·정운천)+3명(권은희·박주선·김중로) 도합 11인이 패스트트랙 자체에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반대 사유는 다르지만 크게 보면 바른정당 출신들이 주로 부정적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오 의원(왼쪽)은 현재 민주당과의 공수처 협상에 나서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그런 의미에서 오 의원은 바른정당 출신인데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어서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4.3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지도부 내 바른정당계 3인(하태경·이준석·권은희)이 손학규 대표를 비토하고 있지만 오 의원은 사무총장 자격으로 최고위원회의에 출석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오 의원은 최고위 멤버 7인(손학규·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관영·김수민·권은희 정책위의장)은 아니다. 

김 사무차장은 “오 의원이 선거제도가 먼저 (패스트트랙에) 타는 것은 상관없다고 했다. 손 대표가 얘기하는 기소권을 일부에게만 주는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주진 않았다. 다만 어쨌든 적절하게 자신들의 우려섞인 문제의식을 투영한 안이 있다면 공수처가 갖는 기소권에 대해 유일하게 판단하지 않겠다. 이런 워딩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최근 손 대표는 당내외 리더십이 흔들리는 위기 속에서 패스트트랙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공수처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것은 기소권을 공수처에 부여하되 특정 수사 대상의 사건에서만 행사되도록 제한하는 방안이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이 공수처를 받는 것으로 읽었다고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윤 원내대표도 15일에 3당(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원내대표들을 각각 회동했다면서 “그저께 내가 확인한 바로는 기소권의 대상을 (고위공직자 또는) 검찰이나 경찰 등 제한적으로 하는 안까지도 열렸다. 이렇게 바른미래당에서도 (공수처를) 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고 하더라. 그런데 (최근) 바뀌어버리고 교착상태에 빠졌다. (바른미래당은) 의지는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3월25일 방송된 MBC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공수처가) 패스트트랙으로 되지 않더라도 사개특위에서 검경수사권조정과 함께 얼마든지 논의해서 합의안을 도출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분명 오 의원은 기소권 없는 공수처가 바른미래당이 제시하는 마지노선이라고 전제했지만 “직접 수사범위, 규모, 수사대상 이런 부분들에 대한 논의도 굉장히 많이 남아 있다. 그런 것들은 굉장히 탄력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공수처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 시각이 다양하지 않는가. 그것을 충분히 보완해서 우리가 양쪽 다른 시각들을 절충해서 만들 수 있다”면서 그 마지노선으로 분명 기소권 없는 공수처를 주장했지만 유연하게 절충해볼 여지를 막은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이를테면 민주당이 기소권 없는 공수처를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도 “그렇지 않게 되면 최종적으로 저희가 의총을 다시 열어서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협상 결렬의 결론으로 가져가지 않은 것이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은 각 당을 돌면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치개혁공동행동은 각 당을 돌면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민주당의 양보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희박하다. 이해찬 대표는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소권 없는 공수처에 단호하게 반대했다. 무엇보다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 자체에 소극적이라 아직까지는 공수처로 성과를 만들고 싶은 바람보다 선거제도 개정으로 인한 손실이 더 크게 다가오는 눈치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에는) 모두 다 버릴 거냐. 아무 것도 되지 않을 건데. 그대로 가면 아무 것도 될 수 없다. 그러니 한 쪽으로는 공수처로 바른미래당과 접점을 좀 더 좁히고 찾아가고 일단 두 개(선거제도와 공수처)를 (패스트트랙으로) 걸고 이런 용단을 좀 내려야 된다.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바른미래당 입장만 정해지면 그걸 가지고 이야기하자 그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동석한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공수처법이 당장 합의가 안 되면 선거제도부터 먼저 합의된 것부터 패스트트랙으로 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떻게든 바른미래당이 결단을 내려서 공수처법이 관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전자는 어렵고 후자만 남은 상황이다.

김 사무차장은 “어쨌든 정무적 이해나 당리당략적으로 접근하는 측면이 분명 있겠지만 2017년 하반기부터 헌정특위(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작동했고 사개특위가 2018년 상반기부터 활동해왔는데 아무런 답이 없이 20대 국회가 종료된다면 국민 앞에 죄를 짓는 것이기 때문에 꼭 좀 잘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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