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편65] ‘전국 준연동’ 초안 ·· 패스트트랙 완료까지 ‘고비’
[선거제도 개편65] ‘전국 준연동’ 초안 ·· 패스트트랙 완료까지 ‘고비’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3.18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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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당 선거제도 개정안 초안 
3당과 민주당의 타협
정개특위 의결 이전과 이후
여론전 노리는 한국당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의원 정수 300석에 초과 의석을 내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이 강고하다 보니 권역별이 양보됐다.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채널에서 선거제도 단일안 초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단 초안은 18일부터 각 당 의원총회를 통해 추인을 거친 뒤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패스트트랙(지정하고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 절차를 밟게 될 계획인데 쉽지 않다. 자유한국당의 초강경 여론전이 불보듯 뻔하고, 바른미래당 보수 의원들의 이탈표가 변수인데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평화당에서 자기 지역구 축소에 반발해서 의원 정수 증원을 강력히 요구하는 여론이 있기 때문이다.

심상정 위원장은 이번 4당 합의문을 도출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사진=박효영 기자)

15일 밤에 기본 얼개가 공개됐고 17일 22시 초안이 발표됐는데 골자는 ①지역구 225석 대 비례대표 75석 ②전국 정당 득표율과 지역구 당선자를 합산한 뒤 준연동(50%)으로 확보 의석수 픽스 ③의석은 6개 권역별(서울/경기인천/충청강원/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호남)로 배분 ④비례대표 공천 시스템 개선 ⑤석패율제 ⑥선거권 연령 18세 하향 등이다.

선거제도 개정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에 올릴 법안은 △공수처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검경수사권조정법인데 △5.18 왜곡 처벌법도 포함될 전망이다.  

②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테면 알파 정당이 300석 기준으로 정당 득표율 10%(30석)를 얻었고 지역구 당선자가 4석이라면 (30-4)÷2=13석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각 정당별 1차 배분이 끝나고 비례대표 75석 중에 남은 의석이 있다면 이는 기존 병립형 셈법으로 추가 배분된다. 이를테면 75석 중에 30석이 남았다면 알파 정당은 30×10%=3석을 2차 확보하게 된다. 알파 정당은 최종적으로 20석(4+13+3)을 가져간다. 

그동안 3당(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과 원외 정당 및 시민사회는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요구해왔고 민주당은 준연동에 권역별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패스트트랙 정국에서는 현실적으로 민주당의 입김이 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225대 75 △초과 의석 불가 △권역별 등 3가지 조건의 범위 안에서 협상이 진행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작년 12월15일 5당 원내대표 합의를 관철시키고 국회 근처에서 불꽃 집회에 참여한 원내외 정당과 시민사회. (사진=박효영 기자)

그런 의미에서 보면 3당은 준연동의 비율을 더 높이지 않고 50%로 양보했고, 민주당은 권역별을 포기했다. 즉 전국 정당 득표율로 확보 의석수를 계산하되 배분은 권역별(③)로 타협했는데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정당 지지율에 비해 지역 의석수가 적은 권역에 비례대표 의석이 더 많이 배분되도록 해서 지역 편차를 줄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③은 아직 명확하지 않고 향후 추가 설명이 더 필요해 보인다. 

연동형에 대한 가장 큰 비판 지점이 정당의 비례대표 공천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④과 관련 각 당은 공천 룰과 절차를 당헌당규로 정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최종 공천은 선거인단 투표로 결정되고 그렇게 확정된 비례대표 후보들은 모든 절차에 대한 회의록과 관련 자료를 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⑤은 정당별 험지 지역구 선거에 도전했다가 아깝게 패배한 후보에 대해 비례대표로 당선시켜주는 것인데 그 범위는 권역별 2명으로 못박아놨다. 

(사진=박효영 기자)
단식을 통해 5당 합의를 관철해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정개특위 패스트트랙 의결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봤을 때 몇몇 난관들이 있다.  

우선 3당 중에서 정의당을 빼고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의총 추인을 받는 일이 쉽지 않다.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8인(정병국·지상욱·하태경·오신환·유의동·유승민·이혜훈·정운천)은 민주당 주도의 패스트트랙 공조에 기본적으로 반감이 있다. 평화당 의원들도 선거제도 개혁에 모든 것을 걸었던 정동영 대표 외에 몇몇 의원들이 호남 지역구 축소에 반발하는 마음이 커서 민주당에 소폭 정수 증원안을 다시 요구하자고 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도 거대 정당의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128명의 백가쟁명이 예상된다. 

물론 힘들게 단일안을 완성했기 때문에 추인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면 이후 국회 의사일정 시스템에 정개특위 전체회의 날짜가 잡히게 된다. 이때부터 한국당의 총력전이 어떻게든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개특위 회의실을 점거하더라도 문희상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할 수 있어서 한국당이 합법적으로 패스트트랙 절차를 막을 길은 없지만 여론전과 함께 장외투쟁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7일 오후 국회에서 <이념독재-4대 악법 저지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조정법 등 3대 날치기 악법은 민주당 2중대를 교섭단체로 만들고 청와대가 검찰과 경찰을 장악하여 독재하겠다는 것”이라며 총력 저지를 공언했다. 

18일 아침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좌파독재 저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비상 연석회의> 대규모 개최를 예정해놓기도 했다.

한국당은 15일 기존 정개특위 논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비례대표(47석) 완전 폐지 △지역구 17석 증원 △정수 270석으로 축소 등을 골자로 한 법안을 당론 발의했다. 사실 한국당의 선거제도 당론은 정치 혐오 정서에 비춰봤을 때 대국민 호소력이 있다. 그래서 4당이 한국당을 빼고 국민 지지가 높지 않은 선거제도 법안을 밀어붙이려고 한다는 여론 포지셔닝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정개특위 18명 중 5분의 3(11명)의 동의로 패스트트랙이 의결되는데 △민주당 8명(김종민·기동민·김상희·박병석·박완주·원혜영·이철희·최인호) △3당 4명(심상정·김성식·김동철·천정배) △한국당 6명(장제원·김재원·이종구·임이자·정유섭·최교일)이기 때문에 무난하게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횃불을 들고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다만 여론전을 노리는 한국당이나 그러한 여론 향방에 영향을 받을 4당 모두 시간이 중요하다.

패스트트랙 절차를 세분화하면 정개특위(180일) →법제사법위원회(90일) →본회의 부의(60일)가 있는데 정개특위와 본회의는 4당 공조 및 문 의장의 결단으로 최소화할 수 있다. 법사위는 한국당 소속 여상규 의원이 법사위원장이기 때문에 90일을 채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최소 2018년 7월에서 최장 2019년 2월 안에 본회의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본회의 표결(재적 의원 298명의 과반 149명 출석에 과반 찬성)도 방심할 수 없다. 소수의 정개특위 멤버들과는 달리 다수에 대한 표단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4당의 의석 구성을 보면 △민주당 128석 △바른미래당 29석 △평화당 14석 △정의당 5석으로 총 176석인데 28명만 표결 날짜에 불출석하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4당은 패스트트랙에 올려놓고 △한국당을 포함한 추가 협상에 임할 수 있고 △3당과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완전한 연동형을 위해 더 논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다. 

하지만 비례대표제 폐지를 주장하는 한국당과 선거제도 합의안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민주당은 현재 절충적인 연동형에 합의해준 것만으로도 큰 양보를 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에 더 양보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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