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의 우생마사] 물갈이와 흙 갈이
[박종민의 우생마사] 물갈이와 흙 갈이
  • 박종민
  • 승인 2018.02.14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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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 시인 / 수필가
박종민 시인 / 수필가

[중앙뉴스=박종민] 물갈이란? 사용하고 있는 물이 일정한 기간에 걸쳐 잠겨 있거나 담겨 있어서 오염 됐거나 성분함량이 모두 빠져나가 물이 가진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바꿔 주는 것이 물갈이이다.

예를 들면 어항에 물이 오래 돼 녹조가 슬었거나 노폐물이 생겨나 지저분한데다가 물속산소량이 적어 금붕어라든가 기타물고기가 생육할 조건, 여건이 돼 있지 못해 견뎌내지 못하고 상하게 된다든가,

또는 횟집수조에 들어 있는 바닷물이 염분이 기간 내 증발되거나 찌꺼기나 치전물이 생겨 오염으로 인해 활어, 또는 패류 각류가 상하게 돼 그간 들어 있던 물을 모두 빼내고 새것으로 집어넣는 다는 게 물갈이가 아닌가. 흙 갈이도 이와 비슷하다.

흙 갈이는 농토의 흙이 다년간 경작해 토양의 성분함량이 고갈돼 농사를 더 이상 지어먹을 수가 없을 때 거기에 있는 일정량의 흙을 걷어내고 다른 좋은 흙으로 교체해 넣는 걸 말한다. 

물갈이와 흙 갈이의 의미는 똑 같다. 다만 사람들이 물갈이와 흙 갈이라는 용어, 낱말을 써먹는 용처(用處)가 다르다.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할 사람, 제자리에서 제대로 일을 잘 하고 있는 사람을 마구 함부로 갈아 치우는 걸 물갈이라 하고 있다. 씁쓸하다. 물갈이 유감이다.

  요즘 정치권이 물갈이 열풍과 물갈이에 미치는 영향으로 뜨겁다. 주요당직자, 지역구책임자, 명망 있는 인사 인물이라 평하며 영입하는 작고 큰 자리들이다. 정치권이 이지경이니 덩달아 정치권에 눈길을 주며 입맛을 들인 공기업, 공공사회단체도 마찬가지다.

초록은 동색이요, 게는 게 편이고 가재는 가재편이다. 본래의 물갈이나 흙 갈이의 의미와 다르게 골라서 바꿔치고 드문드문 속아내기도 하고 돌려 쳐 막고 빼쳐 내 치기도 한다. 입맛이 다르면 캑 내뱉어버리고 자기들 밥맛과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꾹꾹 눌러 심으며 갈이 갈이를 한다.

마른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쳐댈지라도 요지부동(搖之不動)하게 만들어 놓는다. 아전인수(我田引水) 보다도 더 쎈 제 것 챙기기다. 제 식구 감싸기나 제 식구 챙기기다. 그 나물에 그 밥 이랬던가? 깊이 따져보면 그 나물에 그 밥만도 못하게 집어넣고 챙겨 넣고 비벼 넣곤 한다.

이런 걸 물갈이라고 하고 있다. 왜 어찌하여, 무엇 때문에 신성한 물갈이와 흙 갈이를 곰팡내 퀴퀴하게 풍겨나는 정치권의 사람 씀씀이에 비견해야 할까? 물과 흙과 함께 생살여탈(生殺與奪)권에 있는 농심은 몹시 불쾌하고 기분 나쁘기만 하다.  

  아무리 고유의 권력과 권한을 틀 켜진 자라 하더라도 그럴 수만은 없지 않은가! 제 식구를 챙기고 제 식구를 감싼다 해도 함량미달, 역량미달인 자를 써서는 안 될 일이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 자체가 역량미달이며 함량미달의 인사가 아니겠나.

사람의 씀씀이도 진정한 인재와 인물을 가려 써서 공익적 효율을 높여가며 소기의 목적달성과 목표 지향적인 물갈이라고 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수 없이 많은 민심을 이반하며 무지막지하게 제멋대로 물갈이를 하고 있음이 문제가 아니겠나.

고유의 권한을 좀 더 광범위로 위대하고 쿨 하게, 누가 보고 누구 평가해도 두루 긍정할  권한과 권력을 행사 한다면 그는 진정한 참 일꾼이며 이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영웅호걸(英雄豪傑)이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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