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편84] 유시민과 진중권이 보는 ‘연합정당론’ ·· 민주당 ‘명분쌓기’  
[선거제도 개편84] 유시민과 진중권이 보는 ‘연합정당론’ ·· 민주당 ‘명분쌓기’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3.09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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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고 싶지만 전당원투표로 결정
미래당만 참여로는 어려워
정의당이 관건
유시민은 연합정당 물 건너갔다고 판단
진중권은 연합정당 당위적으로 안 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하승수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띄운 연합정당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전당원투표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조금 애매한데 전당원투표 결과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이번주 중에 한 번 플랫폼으로 의사를 물어본 뒤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8일 오후 국회 본청 2층 민주당 당대표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기자들에게 “사안의 중대성과 무게감 때문에 그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 전 위원장은 정치개혁연합(정개연)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놨고 연합정당의 판을 깔아놓은 상태다. 이미 원외 청년정당 ‘미래당’은 사실상 합류를 결정했다. 물론 조건부다. 미래당은 연합정당론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민주진보진영 정당들의 ‘공통의 해법’이란 단서를 달았다. 민주당이나 정의당이 합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당은 정의당의 합당 및 입당 러브콜을 받은 바 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는 정의당에게 합류해달라고 압박할 명분이 있다. 실제 그렇게 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운데)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운데)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는 사실상 합류 여론이 우세하다. 

이날 당대표실에서 3시간 가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는데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참석했다. 치열한 토론이 진행됐는데 대략 9명 중 2명이 찬성 의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한 경계심이 컸다. 이 위원장도 찬성 입장으로 기운 것 같다. 무엇보다 민주당 계열 자발적인 위성정당들(열린민주당/깨어있는시민연대당/미래민주당/시민을위하여)로는 어렵고 외부에서 정개연을 깔아줬으니 거기에 들어가는 모양새가 자연스럽다.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도 정개연 합류에 힘을 실어주는 보고서를 만들어서 지도부에 제출했다. 

이런 민주당 지도부의 기류에 대해 이기중 정의당 소속 관악구의원(서울시)은 8일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2013년 7월 전당원투표를 통해 기초의원 무공천을 결의했다가 2014년 4월 다시 전당원투표를 통해 철회했다”며 “두 번의 당원 총투표는 모두 답정너였고 우리가 아닌 당원이 원해서 어떨 수 없이라는 지도부의 책임 회피용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욕먹고 결단한 용기도 없는데 욕심은 버리지 못 한다. 비겁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일단 강 수석대변인은 합류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는 기자들의 판단에 꼭 그렇지는 않다면서 여지를 남기고 있다. 조금 걸리는 게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이 불참 의사를 접고 들어와야 하는데 여전히 강경하다. 사실 민주당 입장에서 미래당이 들어온 것만으로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유시민 이사장과 진중권 전 교수는 연합정당론에 대해 다른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6일 저녁 방송된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민주당은 지금 난감한 게 들어올 정당이 없다”며 “미래당이라는 청년들의 정치단체가 들어온다고 해서 그걸 연합비례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게 만들면 그냥 민주당의 비례당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걸 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연합비례정당은 안 된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내가 볼 땐.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의 지배적인 예측과 유 이사장이 직접 민주당 인사들을 취재해서 판단한 예측이 다르다.

실제 민주당이 비공개 최고위회의를 하고 있을 때 정의당은 국회 밖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어떤 경우라도 비례용 선거연합정당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특별결의문을 채택했다. 만장일치였다.

허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9일 자정이 가까운 시각 페이스북을 통해 정개연 모델을 기정사실로 보고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한 이들은 위성정당이 만들어지면 정의당도 결국 참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보는 모양”이라며 “정의당에서 그 생각을 깨주었으면 좋겠다. 전국위에서 성명을 발표해 불참을 선언하긴 했는데 이게 만장일치라는 게 좀 걸린다”고 밝혔다.

이어 “조국 사수파(조국 전 법무부장관)가 정의당의 다수였고 그들 대부분은 당적만 정의당이지 성향은 민주당원과 별 차이 없다. 그러니 정작 위성정당이 만들어지면 정의당에서 어떻게 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며 “성명을 내어 불참을 선언한 것이 그저 민주당과 벌이는 치킨게임의 일환이었는지 아니면 정말로 끝까지 진보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진정성의 표현이었는지 두고 보면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일단 성명을 냈으니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나 앞으로 안과 밖에서 엄청난 압력을 받을 것이다. 그걸 이겨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렇게 정의당의 참여 여부가 정개연 모델의 성사 여부를 결정짓는 관건이다. 정의당 요인으로 정개연 모델이 무산됐을 때는 어떻게 될까.

유 이사장은 “(정개연의) 구상이 안 된다고 볼 때 민주당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4가지의 시나리오를 환기했다.

플랜A : 연합비례정당 모델(정개연 모델) 
플랜B : 비례대표 무공천+다른 민주진보 정당 투표 독려 
플린C : 7석 이하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민주당에 투표하되 다른 진보 정당에도 투표 
플랜D : 비례대표 무공천 대신 원래 출마하려 했던 후보들을 다른 정당에서 출마하도록 허용

유 이사장은 플랜A는 불가능해졌다고 단정했지만 아무리 봐도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유튜브 방송 내내 소위 친문 지지자들(문재인 대통령)은 댓글을 통해 플랜D를 적극 밀었다. 

한편, 진 전 교수는 플랜A에 동조하는 듯한 이 위원장에 대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그를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낙연의 말이 재밌더라”며 “비난은 잠시 책임은 4년이라고 한다. 욕 먹어도 go. 본인의 철학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이분 윤리의식도 문제지만 친문한테 묻어가려고만 하는 걸 보니 애초에 대권 주자 할 그릇이 못 된다. 마냥 총리 하다가 대통령 하러 정치판으로 내려왔으면 자기 메시지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그게 없다. 그냥 무색무미무취. 그러니 이 중요한 상황에서 고작 양정철(민주연구원장)의 꼭두각시 노릇이나 하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이럴 때 자기가 선대위원장으로서 단호하게 판을 정리해 줬어야 한다. 욕 먹어도 go 했으면 책임이라도 져야지 책임은 당원들에게 떠넘기는가?”라며 “대권 후보는 대의를 내걸고 싸워서 쟁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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