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호의 경제단상] BMW차량 리콜사태, ‘징벌적 손해배상책임’ 강화해야
[정길호의 경제단상] BMW차량 리콜사태, ‘징벌적 손해배상책임’ 강화해야
  • 정길호
  • 승인 2018.08.2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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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호
정길호 성신여대 겸임교수

[중앙뉴스=정길호] 현하, 한국에서는 독일의 유명 브랜드의 차량이 연일 불타는 모습으로 뉴스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사후 약방문 격의 조치들을 뒤늦게 내놓고 있지만 BMW 차량 소유자들은 내 차례가 곧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두려워하고 있다. BMW코리아는 차량 화재의 원인으로 배기가스 일부를 냉각해 재순환 시키는 장치인 EGR의 고장과 냉각수 누출에 원인이 있다고 하면서 무상서비스 대상 모델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발표한 리콜 대상 모델이 아닌 차에서도 발화가 일어나고 있어 사태를 축소나 은폐가 이루어지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BMW 차량화재 사태로 본 브랜드 자산 가치에 미치는 악영향은 무엇이며 소비자권리 보호차원의 대책은 없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통상 공산품의 하자는 설계상·제조상·표시상 등의 3가지 하자로 분류하며 금번 사태는 설계의 오류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다.

제조상의 하자라면 설계대로 공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불량률이 있을 수 있으나 금번처럼 모든 차량이 위험에 처할 수는 없다. 전문가의 의견을 빌리지 않더라도 화재 차량의 분석 결과 EGR기능을 고려한 설계·배치·재질의 문제점이 있어 보여 설계의 오류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는 소비자의 신뢰를 잃으면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신뢰가 회복되는데 적절한 조치와 고객과의 의사소통을 잘하면 오히려 기업의 신용도가 이전보다 더 올라가는 선례들이 있기도 하다.

국내 A가전회사의 경우, 냉장고 Recall 사태로 당초 상당한 타격을 예상하였으나 적절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여 1년 내에 Market Share(시장지배력)를 빠르게 회복하고 각종 조사에서 신뢰가 가는 브랜드로 인식되는 경험이 있다.

반대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축소나 은폐로 미온적 조치를 하여 브랜드 자산에 심대한 타격을 입기도 하고 폐업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경영에서 브랜드 자산 가치는 인지도·연상이미지·지각된 품질·충성도 등 4가지로 구성되는데 사태해결을 적절하게 하지 못하면 연상이미지 측면에서 좋지 않은 기업으로 여겨지고 실제 품질보다 평가 절하된 ‘지각된 품질’ 요소가 낮게 자리하여 같은 품질이라 할지라도 경쟁사 제품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한국에서 BMW브랜드가 금번 사태를 여하히 잘 처리하여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가는 최고경영자의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같은 기업 자체의 자구적 노력측면으로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는 것 외에 제도적 측면에서 보완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외국산 공산품의 하자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왠지 불공정하고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국에서 외국 제품에 대한 한국정부의 조치가 한국산 제품이 미국에서 제재를 당할 때 과하리 만치 강한 처벌을 받는 모습과는 사뭇 대비되어 보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트럼프 행정부는 LG전자를 포함한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한국 철강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자국의 기업을 보호할 뿐 아니라 특정 국가나 기업의 제품을 대상으로 제조상의 하자를 빌미로 천문학적 금액의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다.

똑같은 자동차 리콜 사태에 대한 조치도 미국에서의 강한 처벌과 제재와는 달리 한국소비자들은 미국보다 소비자 보호가 덜 되고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

금번 BMW자동차 화재에 대한 조치도 한국 소비자들은 적절한 보상을 원하고 있으며 사고발생 책임을 져야 할 회사의 태도는 늦기도 하지만 매우 소극적이어서 우리 국민들은 불성실하게 대응하는 회사에 대해 정부는 무슨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궁금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권위 있는 소비자 민간단체에서도 최근의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각종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8월 16일 녹색소비자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BMW 차량 화재 해당 모델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즉각 판매를 중단하라”고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또 (사)소비자와함께/청년변호사포럼에서도 BMW차량 화재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소비자안전법의 제개정을 촉구하는 한편 집단소송제를 조속히 도입할 것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실효적 측면의 개정을 요구한 바 있다.

 향후 제도적 보완책에 대해서는 2017년 4월18일에 제정되어 2018년 4월19일 시행된 제조물 책임법 3조2항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한 실효적 측면에서 구체적인 실행 조항의 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행 ‘제조업자가 제조물의 결함을 알면서도 그 결함에 대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결과로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진다’라는 사태 이후의 사후적 조치 조항을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을 때’로 개정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기업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엄중히 묻고 동시에 손해를 배상하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입증책임 역시 2017년도에 개정되어 다소 완화된 정도로는 부족하고 제조자의 입증책임으로 완전한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정 길 호
성신여자대학교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겸임교수
(주)LG강남CS센터 대표
본지 편집위원 겸 칼럼리스트
前 사)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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