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비례성 선거제도에 솔깃한 배경, 정개특위 구성 여러 핑계로 손사레, 지방선거 전후로 비례성 언급하다가 점점 태도변화 조짐, 김성태 원내대표의 정의당 배제 주장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미온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미온을 넘어 방해되는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

원내 소수정당인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바라는 선거제도 개혁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인데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6.13 지방선거 전후로 “비례성 강화”를 거듭 언급해왔다. 특히 거대 양당의 한 축으로 승자독식의 현행 제도에 수혜자였던 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피해자가 되자 더더욱 선거제도 개혁에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가 됐다.

6.13 지방선거 참패 직후 한국당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릎을 꿇는 등 연일 읍소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한국당은 여전히 냉전적 안보관, 자기 이익만 챙기는 모습 등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도 그럴 것이 더불어민주당은 50%의 득표율로 90% 이상의 의석을 가져갔다. 예컨대 2018년 서울시의회 선거의 경우 전체 110석 중 민주당은 102석을 얻었고 한국당은 6석을 얻었다. 지역구는 한국당이 강남 지역 3석을 승리한 것 외에 민주당이 모든 선거구를 휩쓸어 97석을 확보했다. 

1등만 당선되는 단순다수대표제 체제이기 때문인데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지역주의가 덜한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지역구로 가진 한국당 국회의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질만한 상황이다. 2016년 20대 총선 결과 한국당은 수도권 지역구 당선자(29석)가 전체 당선자(122석)의 23.77%에 불과했다. 수도권은 총선 전체 지역구(253석)의 절반에 가까운 48.2%(120석)가 배정됐는데 한국당은 4분의 1 수준으로 당선자를 배출한 것에 그쳤다.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행되면 수도권에서 얻은 정당 득표율만큼 의석이 할당되기 때문에 지역구 성패와 상관없이 어느정도 의석이 보장된다. 예컨대 이번 서울시의회 선거에서 한국당은 25.24%의 정당 득표율을 얻었으니 최소 27석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6석에 그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끝나고 4개월이 흐른 지금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원외 정당들과 ‘비례민주주의연대’ 그리고 여러 시민단체가 모여 결성한 ‘정치개혁공동행동’은 거듭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지만 야3당 외에 민주당과 한국당은 소극적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단계를 통과할 필요가 있다.

①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가동
②비례대표 의석 증원을 위한 전체 국회의원 정수 증원
③개헌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개혁을 분리해서 논의
④거대 양당의 입장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모아내기

그동안 민주당은 ②과 ③의 명분으로 선거제도 개혁에 회의적이었지만 최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사실상 정수 증원의 방안에 공감하고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분리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문제는 한국당인데 ①~④까지 어느 것 하나 내려놓지 못 하고 있다. 

우선 ①이 해결돼야 논의 테이블에 앉아 머리를 맞대기라도 할텐데 한국당은 지난 7월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서 정개특위 구성을 여야 동수(9대 9)로 하기로 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야3당 대표들과 정치개혁공동행동은 2일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듭 정개특위 가동을 촉구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야3당 대표들과 정치개혁공동행동은 2일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듭 정개특위 가동을 촉구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개특위 18명 구성을 민주당 9명·한국당 6명·바른미래당 2명·평화와정의(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1명으로 하기로 했는데 느닷없이 정의당 몫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故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의 변고로 평화와정의의 교섭단체 지위가 무너졌으니 정개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몫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정개특위 명단을 제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구성 자체를 막고 있다.

한국당이 ①을 못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든 것은 시점을 달리해서 순서대로 세 가지다.

Ⓐ비교섭단체 배제 
Ⓑ비교섭단체를 포함하려면 범여권이니까 민주당이 양보해야 
Ⓒ전체 6개 특위를 패키지로 구성해야 

Ⓐ는 평화와정의가 결성되기 이전인 20대 국회 전반기에서도 비교섭단체인 심 의원이 정개특위에 포함된 적이 있어서 명분으로 내세우기 어렵다. Ⓑ는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1일 열린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사실상 8대 6대 2대 1대 1로 민주당이 1석을 양보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었다. 이 사실은 2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알려졌고 기자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한국당은 Ⓒ를 내세워서 정개특위 구성에 잡정 합의됐다는 다른 정당들의 목소리를 부인했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종 합의된 것은 없다고 얘기를 들었다. 내가 좀 전에 (협상권을 가진 윤재옥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에게) 물어봤는데 합의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6개 특위를 한꺼번에 해야 하고 따로 따로 할 수 없다. 정개특위 외에 다른 특위도 이견이 있다. 각각 숫자가 다른가보다. 어떤 건 되고 어떤 것은 안 돼서 지금 협의 중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6개 특위는 윤리특위·정개특위·남북경제협력특위·에너지특위·사법개혁특위·4차산업혁명특위가 있는데 한꺼번에 구성 합의에 이르기는 몹시 어렵다.

무엇보다 사개특위의 경우 박근혜 정부 당시 자행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의 ‘사법농단’에 대해 추궁되는 것,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논의 등 한국당이 달가워하지 않을 이슈가 있어 더더욱 명단 제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당은 Ⓐ로는 부족했는지 Ⓑ를 내세웠다가 민주당이 양보해주니 갑자기 Ⓒ를 근거로 들어 정개특위 구성을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정의당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교섭단체라는 점, 범여권이라는 점 두 가지를 이유로 들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성태 원내대표는 정의당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교섭단체라는 점, 범여권이라는 점 두 가지를 이유로 들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더구나 5일 아침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6개 특위를 패키지로 합의하기로 해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이야기하기는 곤란하다”며 “(정개특위에서) 빠지려면 정의당이 빠져야지. 청와대 직할정당 정의당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정의당은 분명히 교섭단체가 아니다. 정의당이 자신들만의 입장을 가지고 너무 국회를 좌지우지 하고자 하는 모습은 볼썽사납다”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원내대표가 정의당에 대해 비교섭단체인 점, 범여권이라는 점 두 가지를 들어 배제해야 한다고 비난한 것인데. 둘 다 옹색한 면이 없지 않다. 

김 원내대표는 노 전 원내대표와 정치적 진영은 달랐지만 나름 각별한 사이였다.

노 전 원내대표는 6월20일 3기 원내대표로 연임된 뒤 김 원내대표를 찾아 “내가 어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선출되고 첫 인사를 한국당으로 왔다.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고 이긴 당은 따로 있는데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당은 한국당이다. 그만큼 원내 제1야당으로서 한국당의 비중이 크고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심도 많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김 원내대표와 나는 한 20년 전부터 알던 사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7월23일 오전 국회에서 노 전 원내대표의 비보를 접하고 기자들에게 “비보에 말을 잇지 못 할 정도다. 귀국(5당 원내대표 합동 미국 방문) 전날 내가 마지막 술 한 잔 대접한 게 끝이었다. 귀국 전날 밤 술 한 잔에 오랜만에 옛날 노동운동 때를 회고하면서 좀 즐거워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너무 가슴 아프고 비통한 일이다. 늘 노동의 현장에서 소외되고 어려움에 처한 노동자들의 애환과 고충을 대변하고자 한 그 진정성이 어떻게 해서 이렇게 비통한 죽음으로 고하는지 말문을 잇지 못 하겠다”며 진정으로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이날 오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서는 참을 수 없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누구보다 노 전 원내대표의 비보를 슬퍼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성태 원내대표가 노 전 원내대표의 빈소를 찾아 복받치는 감정을 못 이기고 눈물을 흘렸다. (캡처사진=TV조선 씨브라더)
김 원내대표가 노 전 원내대표의 빈소를 찾아 복받치는 감정을 못 이기고 눈물을 흘렸다. (캡처사진=TV조선 씨브라더)

그런 김 원내대표가 전반기 국회 정개특위에서 심 의원이 활동한 전례도 무시하고, 노 전 원내대표의 변고로 비교섭단체가 된 평화와정의의 사정을 무시하고 비교섭단체를 운운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한국당은 정의당에 대해 “민주당 2중대”, “청와대 직할정당”이라고 자주 비난했지만 사실 정의당은 정부여당을 많이 비판해왔다. 

정의당은 △산입범위를 넓히는 최저임금법 통과 △혁신성장을 내세워 규제완화로 치닫는 모양새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거론하는 등 소득주도성장에 반만 호응하는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기초의회 4인 선거구제 쪼개기 등 정부여당의 여러 행태와 관련 강하게 비판했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하는 등 정부여당의 일련의 규제완화 흐름과 관련해서 정의당은 연속 토론회를 개최해 거듭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고,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김용신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이례적으로 논평을 통해 토론을 하기도 했다. 

특히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월5일 상무위원회 발언을 통해 4인 선거구제 쪼개기와 관련 “추미애 대표(당시 민주당 당대표)는 아직도 묵묵부답이다. 홍준표 대표(당시 한국당 당대표)가 온몸으로 막으라고 했다면(서울시의회에서 기초의회 3~4인 선거구제 확대 안건 통과 저지) 추 대표는 침묵으로 막으라는 것인가. 기득권 수호를 위한 비겁한 침묵이다. 제 눈의 들보도 빼내지 못 하면서 무슨 적폐청산이고 어떻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려는 것인가”라며 강하게 질타하기까지 했다.

민주당 2중대라는 한국당의 공격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김 원내대표는 6월20일 노 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나름 친분을 과시하고 야권 공조를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원내대표는 6월20일 노 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나름 친분을 과시하고 야권 공조를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원내대표는 6월20일 노 전 원내대표를 만나 “너무 한 쪽으로 쏠리는 사회 현상들에 대해 저희들이 국민들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고 성찰하면서도 우려하고 있다. 너무 권력이 지금 한 쪽으로 지방자치권력까지 쏠려있다. 우리 사회의 균형을 갖추는데 있어서 정의당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야권 공조를 비롯 실질적인 야권의 협력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길 바라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노 전 원내대표에게 정치지형의 균형을 논했고, 정의당에게 균형을 위한 역할과 야권 공조를 당부했다.

노 전 원내대표는 이에 “어느 누구도 한 가지 색깔로 우리 사회가 칠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진보만의 세상도 문제가 있는 것이고 보수만의 세상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가 서로 비중있게 견제하고 때로는 손도 잡고 함께 돌파하는 성숙한 정치를 우리 국민들이 원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7월18일 오전 미국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7월18일 오전 미국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결국 노 전 원내대표의 변고로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약한고리를 노릴 만큼 한국당은 현행 선거제도에 천착해왔던 거대 정당의 본성을 뛰어넘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수혜자로 복귀할 수 있다는 내부 셈법을 마친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연일 발표되는 악화된 경제지표와 더불어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불리한 환경을 디딤돌 삼아 한국당이 정부여당을 몰아붙이고 1년 반 뒤에 있을 2020년 21대 총선에서 다시 승자독식을 할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2006년 4회 지방선거 서울시의회 구성 결과를 보면 2018년과 정반대였는데 당시 한나라당은 57.18%의 정당 득표율로 96.23%의 의석을 차지했다. 즉 이런 결과의 재현을 다음 총선에서 기대할 가능성이 있다. 

4일 보도된 뉴스1의 <국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시 정당별 의석수는?> 기사에 따르면 300석 기준 현 지지율 추이대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의 총선을 실시했을 때 의석 배분 시뮬레이션 결과는 민주당 170석·한국당 70석·정의당 28석·바른미래당 21석·평화당 9석이 된다. 

즉 현재 지지율 추이는 민주당 40%대, 한국당 10%~20%대, 정의당 7~10%대, 바른미래당 5~7%대, 평화당 1~2%대를 보이고 있고 이를 토대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행되면 한국당은 지금보다 큰 손해를 보는 것이다. 

한국당이 현 의석(112석)을 기준으로 계산해봤을 때(물론 지지율 변동이 있겠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피해보는 정도가 낮은 지지율로 승자독식 선거제도 하에서 피해보는 정도보다 더 크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4당 원내대표는 방미 일정을 마친 다음날 비극적 선택을 한 노 전 원내대표의 빈소에 가장 먼저 찾아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렇지 않다면 2중 3중으로 선거제도 개혁에 방해되는 태도를 일삼고 있는 현 한국당의 스탠스를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당은 위에서 서술했듯이 ①뿐만이 아니라 ②과 ③에서도 강경하다. 

김 원내대표는 2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비례대표제도 좋고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다 좋지만 제왕적 대통령 권력은 그대로 둔 채 의원 정수만 슬쩍 늘리려는 꼼수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한국당은 의원 정수에 대한 조정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하는 선거제도 개혁과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종식하는 권력구조 개편을 동시에 추진해 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야3당이 개헌연대를 구성하고 절충안으로 제시한 총리추천제(국회의 입김이 반영된 국무총리를 청와대에 추천하되 대통령의 거부권 인정)에도 손사레를 치는 민주당의 입장이 있는데 이원집정부제(총리 내치와 대통령 외치를 분리하는 강력한 분권형 구조)를 내세우고 있는 한국당의 주장과 타협될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야3당은 4월 개헌연대를 구성하고 지방선거 동시 개헌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하지만 권력구조를 두고 첨예하게 엇갈리는 거대 양당을 중재하기 위해 지금도 개헌연대는 살아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야3당은 4월 개헌연대를 구성하고 지방선거 동시 개헌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하지만 권력구조를 두고 첨예하게 엇갈리는 거대 양당을 중재하기 위해 지금도 개헌연대는 살아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결국 동시에 협상하다가 그렇게 개헌 협상이 결렬되면 선거제도 개혁도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야3당은 일단 분리해서 후자부터 하자는 주장(③)을 하고 있다.

사실 ④의 측면에서 한국당이 비례성 강화라는 키워드에 부합하는 제도로 꼭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호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4월 당시 한국당 정개특위 간사였던 황영철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동의하는 것이 당론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한국당 내 의원들은 각자 처지에 따라 계산법이 다르다. 현재 비례대표 초선을 포함해 모두가 다음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한다고 했을 때 수도권·영남 등 자기 지역구에 따라 도농 복합형 중대선거구제·석패율제와 같은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반기 국회 정개특위에서 활동한 바 있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법안까지 발의한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9월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엄청 반대했다. 말도 못 붙이게 했다”고 증언했다. 

향후 야3당과 시민사회는 더욱 거세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겠지만 한국당을 설득해내지 못 하면 결국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정말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원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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