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편⑲] 정개특위 2차 회의 ·· 선관위가 던진 여러 ‘화두’
[선거제도 개편⑲] 정개특위 2차 회의 ·· 선관위가 던진 여러 ‘화두’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0.3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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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사무총장 선관위 차원의 주요 정치 제도 개선점 브리핑,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특성, 의원 정수 증원, 개헌과 연동, 선거구획정의 문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본론으로 들어가고 있다.  

박영수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개특위 2차 회의에 참석해 정치 제도에 대한 여러 가지 개선 사항을 브리핑했다. 

박영수 사무총장은 여러 정치 제도 개선점들을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영수 사무총장은 여러 정치 제도 개선점들을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총장은 △선거운동의 자유 확대 △유권자 알권리 강화 △선거권연령하향 △전산 선거인 명부 △선거구획정위원회 운영 개선 △정당활동의 자유 확대 △정치자금 △국민투표법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기 때문에 관련 논의에 이목이 쏠렸다. 

박 총장은 2015년 2월 선관위가 내놓은 바 있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안을 그대로 보고했다. 골자는 국회의원 총선거 권역을 전국 6개(서울/인천·경기·강원/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광주·전북·전남·제주/대전·세종·충북·충남)로 나눈 뒤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을 2대 1 비율로 연동시키는 것이다.

예컨대 서울 권역에 100명의 의원이 할당됐고 A당이 40%의 득표율을 얻었다면 40석을 쿼터로 확보하는 것이다. 만약 A당의 서울 지역구 당선자가 14명이라면 나머지 26명이 비례대표로 추가 당선되는 방식이다. 유권자의 정당에 대한 득표가 제일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선관위의 안은 의원 정수 조정을 상정해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총원 300명을 그대로 두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2대(200명) 1(100명)로 하면 현역 지역구 의원들이 강하게 저항할 수밖에 없다. 현재 지역구 의석수는 253개이기 때문이다. 53개의 지역구가 날라가는데 여기에 동의해줄 지역구 의원은 없다. 그래서 253석의 절반인 127석으로 비례대표 의석수를 맞추기 위해 총원을 380석으로 늘리는 안이 떠오르고 있다.

박 총장도 “국민의 공감을 얻어 의원 정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학용 의원은 지역구 의석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학용 의원은 지역구 의석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행 소선거구제는 시대적 상황에 맞지 않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 하지만 의원 정수 300명은 일종의 마지노선이다. 정수를 늘리는 것이 불가피해도 현 시점에서 국민이 용인해줄 것이냐가 가장 큰 제약이다. 일단 지역구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 중대선거구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지적처럼 국민의 정치 혐오와 국회의원 비토 정서가 심각한데 의원수를 늘리려면 여론 설득과정이 필수적이다. 이게 쉽지 않지만 여러 특권과 각종 지원금 등 현재 예산을 동결하고 의석수를 늘려 정치 발전을 꾀하자는 시민사회의 대안이 나와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정개특위 2차 회의에서부터 본격적인 본론으로 들어갔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개특위 2차 회의에서부터 본격적인 본론으로 들어갔다. (사진=박효영 기자)

한 가지 더 중요한 게 개헌 권력구조 개편과 선거제도 개혁이 연동하는 부분이다. 

의회와 행정부 권력 두 가지 중 전자를 결정할 선거제도를 바꾸면 당연히 후자도 영향을 받게 된다. 현행 승자독식 선거제도(단순다수대표제)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다당제적 시스템이 제도화되기 때문에 강력한 권력형 통치체제인 대통령제와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다.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득표율을 선거제도에 반영하면 다당제로 갈 수밖에 없고 이는 권력구조 개편과 맞물려 있어 개헌과도 직결돼 있다는 점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라고 질문했고 박 총장은 “이론적으로 다당제와 권력구조 개편이 맞물려 있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분리해서 논의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사실 박 총장의 답변은 이미 원내 소수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시민사회에서 컨센서스를 이루고 있다. 
 
정치 선진국인 유럽적 상황이라면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이 같이 가는 게 맞지만 한국의 정치환경 상 그러기 어렵다. 여당인 민주당은 집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현재 가진 대통령제의 권력을 그대로 두기 원하고, 국정농단의 당사자로 탄핵을 당한 한국당 입장에서는 당분간 집권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최대한 의회로 권력을 가져오려고 한다.

실제 민주당의 개헌 당론은 대통령 4년 중임·연임제이고, 한국당의 당론은 이원집정부제(내치는 국무총리 외치는 대통령)식 분권형이다. 

그래서 현재로서 개헌 협상은 양당이 타협을 보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개헌과 선거제도를 연동시켰을 때 전자가 무산되면 후자도 무산될까봐 3당과 시민사회는 분리해서 하자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게리맨더링(특정 정치세력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획정) 논란이 있을 만큼 선거구획정도 핵심 사안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2019년 4월15일(2020년 총선 1년 전)까지 지역구 획정을 완료해야 한다. 이를 수행할 선거구획정위는 10월15일(총선 18개월 전)에 출범했어야 했고 명단은 10일 전인 10월5일까지 선관위원장에게 제출됐어야 했다.

하지만 한국당이 정개특위 명단을 고의적으로 늦게 제출하면서 아직 획정위는 구성되지 못 했다. 획정위를 공정하게 구성하는 게 중요한데 박 총장은 학계·법조계·언론계·시민사회가 추천한 6명과 교섭단체별 1명씩 추천하는 방식의 획정위원 구성안을 제안했다. 이들이 결정한 획정안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로 의결되는데 박 총장은 과반으로 낮추는 안도 제시했다.

박 총장은 “그동안 선거구획정위가 지나치게 정당의 이해관계에 매몰돼 구성도 늦어졌고 위원 심사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자 개정안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아 선거제도 개혁을 진두지휘 하게 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밖에도 영호남 지역 강세가 존재하는 점을 감안해 비례대표 후보와 지역구 후보 둘 모두에 입후보하는 방식도 제안됐다. 영남에서 민주당 의원, 호남에서 한국당 의원이 지역구에서 떨어져도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다. 

한편,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선거구획정은 선관위의 안과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 내놓은 안 등을 심의 과정에서 논의할 것이고 다음주부터는 선거제도 개혁 1차 토론회를 시작해 외국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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