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편㊴] 정개특위에서 ‘의원정수’ 난제 풀릴 수 있을까
[선거제도 개편㊴] 정개특위에서 ‘의원정수’ 난제 풀릴 수 있을까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1.05 2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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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한국당·3당의 증원론에 대한 입장, 한국당의 증원 반대론의 속내, 민주당도 마찬가지, 로드맵은 나와있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최대 난제인 의원정수와 관련 각 당의 입장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에서 대략적인 각 당의 입장이 나온 만큼 1월 안에 의견 조율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오전 열린 1소위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그리고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관점이 확연히 갈렸다. 

3당은 선거제도 개혁에 간절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3당은 선거제도 개혁에 간절하다. 왼쪽부터 김성식 의원, 심상정 의원, 천정배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민주당은 정수 증원론에 원론적으로 동의하지만 국회 개혁을 비롯 3가지 전제조건(정당 개혁안·지역구 감축·5당의 합의)을 제시했다. 3가지가 마련된다면 국회의원 늘리기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있더라도 결단할 수 있다는 것인데 1소위원장인 김종민 의원은 “국민이 몰라서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의원이 300명이든 400명이든 국회가 일을 안 한다는 데 답답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동형 비례제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대표성 확대를 위해 의원정수를 늘리는 게 필요하다”며 물론 “당을 대표하는 건 아니지만 여러 의원들 의견을 반영해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여전히 국민 반대 여론에 기반해서 증원론을 반대하고 있다. 

정개특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연초에 언론에서 다양한 여론조사를 했는데 MBC 여론조사의 경우 80% 넘게 정수 확대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SBS 조사는 국회의원 혜택 축소 단서를 붙였는데도 반대가 74.6%였다. 국민의 뜻은 명확하다. 국민들이 원치 않으니 연초에 정수확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합의하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고 만약 늘릴 수밖에 없다면 국민들에게 허락을 받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유섭 의원도 “의원정수 확대에 대해 국민 여론조사에서 거의 78%가 반대하니 그 범위 내에서 최대한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증원론에 회의적이다. 장제원 의원과 정유섭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당은 증원론에 회의적이다. 장제원 의원과 정유섭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장 의원이 언급한 2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실제 증원론에 대해 반대 여론이 높다. 

MBC의 경우(MBC가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2018년 12월27일~28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 12.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현행 300석 유지 또는 감축을 원하는 국민들이 82.6%이고 증원에 대해서는 고작 11.3%였다. 모름은 6.1%다.  

하지만 여기서 추가 조사 항목을 보면 연동형 도입 이후에 개헌을 한다고 했을 때 선호하는 정부형태에 대해서 59.9% 국민들은 대통령제를 원하고 의원내각제는 10.7%, 이원집정부제는 15.3%만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은 내치는 국무총리가 담당하고 외치는 대통령이 맡는 이원집정부제를 당론으로 채택했고 의원내각제 역시 분권형 개헌의 일환으로 선호하고 있다. 

즉 국민 대다수가 대통령제를 원하는 여론은 지속돼 왔는데 한국당은 2018년 6.13 지방선거 이전 개헌 정국에서 분권형을 추진하려고 했다. 이밖에도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 대해서 국민 여론은 찬성 입장이 다수지만 한국당은 반대하고 있다. 국가 회계로 일원화해서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유치원 3법 역시 한국당이 국민 여론과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연동형을 도입했을 때 정치적으로 이득볼 게 없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에 국민 여론을 앞세운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다른 사안들에서는 여론과 무관하게 당론을 고수했던 한국당이 유독 선거제도 문제에 대해서만 반대 여론을 신줏단지 모시듯 하는 태도는 전혀 정직하지 않다. 

특히 SBS의 경우(SBS가 여론조사기관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12월27일~28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 12.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는 장 의원이 조사 결과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두 가지 질문이 있는데 먼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의원정수 10% 이내 확대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합의하고 논의 중인 것”에 대해 반대 여론이 53.2%였고 동의하는 여론이 32.4%, 모름이 14.4%였다. 타 조사들에 비해 찬반 격차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나머지 질문은 반대 응답을 한 53.2%를 대상으로 “의원 세비와 특권을 대폭 감축하는 것을 전제로 의원정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물었고 여전히 반대가 74.6%, 동의 22.7%, 모름 2.6%였다. 

장 의원은 특권 축소를 전제했음에도 국민의 4분의 3이 여전히 증원론에 반대했다고 주장했지만 그렇게 해석하면 함의를 왜곡한 것이다. 즉 1002명의 국민에게 물었을 때 533명(53.2%)이 증원론을 전제한 연동형에 반대했지만 세비와 특권을 축소한다면 135명(22.7%+2.6%)의 국민은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결국 연동형을 도입하고 싶지 않은 한국당의 속내가 반영돼 있고 하지 않을 명분으로 국민 여론이 내세워졌다고 볼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종민 의원이 1소위원장으로서 어떻게 논의를 이끌어갈지가 중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실 민주당도 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메시지가 있고 공약을 해서 그렇지 연동형을 도입하면 손해를 본다는 속내 때문에 한국당과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입장이 유사하다. 

김종민 의원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행사에 참석해 “(민주당) 의원들도 압도적으로 (연동형을) 하자는 분위기는 아니다. 독일 선거제도가 좋다고 무턱대고 그 옷을 입을 수는 없다. 한국에 맞게 사이즈를 맞춰가며 입어야 한다”고 밝혔다.

갈수록 선거제도 개혁에 머뭇거리는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조건부 증원론을 내세웠지만 속내는 꺼림칙한 것이다.

반면 3당은 간절하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여론을 주도하는 큰 정당에서 의원정수 문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계속 내왔기 때문에 국민이 더 회의적인 입장을 표출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장 의원의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 대표로서 책임있는 자세로 진지한 논의를 이끌어줄 것을 말씀드린다”고 주문했다. 

정개특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증원론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얘기이고 그걸 전제로 해서 책임있는 대안을 내놓을 때다. 의원정수 동결을 주장한다면 그만큼 지역구를 줄이기 위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정치 개혁이 갖는 의미를 국민에게 설득하기보다 당장 욕먹지 않기 위한 선택을 하다보면 정치개혁은 안 되고 정치 불신은 더 커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천정배 평화당 의원은 “의원정수를 늘리면 안 된다는 국민 여론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회의 특권을 내려놓고 국회 예산과 세비 동결, 비례대표 공천 문제 등을 논의하고 실행해가면서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이번에 관철시키는 것이 정개특위 취지에 맞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장 1소위는 △의원정수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 △지역구 선출 방식 △비례대표 선출 방식 △석패율제와 이중등록제 도입 여부 △정당 공천 문제 등 연동형을 시행하기 위한 핵심 의제 7가지를 압축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선거제도 개혁의 로드맵을 보면 <정개특위 1소위 합의 →정개특위 전체회의 합의안 확정 →5당 지도부의 최종 협상 →2월 본회의 의결>인데 이날 1소위는 8일(화)·10일(목)·15일(화)·17일(목) 오전 10시부터 무한 토론을 진행해서 20일(일)까지 초안을 도출하기로 데드라인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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