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편㊻] 민주당의 최종 ‘모델’ ·· 결국 ‘1당’의 기득권
[선거제도 개편㊻] 민주당의 최종 ‘모델’ ·· 결국 ‘1당’의 기득권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1.22 0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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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한국식 안 3가지
의원정수 300석 그대로 지역구 축소
부분 개방형 도입
한국당은 대여 공세에 집중하느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시민사회 반발
지역구 축소 플랜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총회를 거친 뒤 선거제도 최종 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자칭 한국식 연동형 비례대표제 3가지(준연동·복합연동·보정연동)와 함께 의원정수 증원없이 2대(지역구) 1(비례대표)의 비율을 설정하는 것이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종민 의원은 21일 16시50분 국회에서 의총을 마친 뒤 선거제도 최종 모델에 대한 추인을 받았다면서 “2015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했던 안을 기본으로 하고 부분 변경했다”고 밝혔다. 

김종민 의원은 의총 말미에 로텐더홀 밖으로 나와 확정된 선거제도 안에 대해 브리핑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종민 의원은 의총 말미에 로텐더홀 밖으로 나와 확정된 선거제도 안에 대해 브리핑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주요 사항을 정리해보면 이런 거다. 

①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누는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②비율은 2(지역구)대 1(비례대표)
③한국식 연동형 3가지(Ⓐ준연동Ⓑ복합연동Ⓒ보정연동) 중 선택 협상
④정당별 비례대표 명부 부분 개방형
⑤석패율제 도입
⑥의원정수 300석 현행 유지(소멸된 지역구 의원은 권역별 비례대표 출마 가능)
⑦공천 제도 개혁(예비선거 수준으로 법제화)

①부터 보면 사실 2015년 선관위가 제안한 안의 핵심은 정당 득표율로 전체 확보 의석수를 픽스하는 것이다. 이러한 선관위 안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4년간 유지해온 선거 공약이자 당론이었다. 전국을 하나의 선거구로 볼지 6개 권역으로 나눌지 즉 “권역별”은 본질이 아니다. 

그게 독일식의 핵심이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독일처럼 1대 1로 하지 않고 우선 2대 1로 하자는 게 선관위 안이다. 정의당의 주장에 따르면 이게 진짜 한국식으로 절충된 안이다. 

김 의원이 나눠준 선거제도 안 자료. (사진=박효영 기자)

시민사회와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그 핵심만 유지된다면 권역별이든 전국구든 다 좋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말하는 ③은 모두 정당 득표율을 부분적으로만 반영해서 확보 의석수를 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는 300석 기준으로 30% 정당 득표율을 얻으면 90석을 확보해주는 것이 아니라 일단 45석만 배분하는 형태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연동하되 전체 득표율의 절반만 배분하는 것이다. Ⓑ는 정당 득표율과 지역구 득표율의 총합으로 전체 의석을 배분하는 것이다. 

Ⓒ는 좀 복잡한데 김 의원은 “결국 연동제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비례대표제는 비례성이 100% 보장되지만 200석 지역구 선거는 비례성이 100% 보장이 안 된다”며 “(지역구에서) 플러스와 마이너스 정당이 생기면 그 불비례성을 비례대표로 보정해주자”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1차로 전체 200석 지역구 선거 득표율의 평균을 내고 그에 따른 정당별 의석률이 맞지 않는 경우에 그 보정값과 정당 득표율을 함께 고려해서 비례대표 의석 100석을 배분하는 것이다. 아래 표로 사례를 들어보면.

보정연동의 방식의 시뮬레이션. (자료=박효영 기자)

②과 ⑥은 연결되는 부분이다. 

의원정수 증원없이 현행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 8.5(253석)대 1.5(47석)를 2(200석)대 1(100석)로 맞추도록 설계했지만 관건은 53석의 지역구를 어떻게 감축할 것인지 구체적인 플랜이 있느냐다. 

김 의원은 “축소된 지역구 53석을 어떻게 줄이느냐. 자유한국당은 중대선거구로 바꿔서 줄이자는 거고 3당은 의원정수를 늘려서 지역구를 줄이지 말자는 주장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역구를 줄이더라도 권역별 비례대표로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지역구가 없어진 분들이 정치 인생이 여기서 중단되면 결사항전 할 수 있지만 권역별 비례로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에 이 개혁의 큰 취지에 저항하거나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⑥을 피력했다.  

④과 관련 김 의원은 비례대표제의 큰 단점으로 “유권자가 대표자를 직접 선택하지 못 하는 것”이라며 이걸 보완하기 위해 “유럽에서 오랫동안 시행해왔고 유권자의 직접 선택권을 보장하는 부분 개방형으로 가자”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각 정당별 비례대표 후보들의 명부가 그대로 공개되는 것이고 유권자가 해당 후보에게 기표하면 그것은 정당의 확보 의석수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후보 개인의 당선 우선순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비례대표 명부에 대한 부분 개방형 시뮬레이션. (자료=박효영 기자)

유권자가 지역구 후보에게 1표, 비례대표 후보 한 사람에게 1표 총 2표를 행사한다고 가정하면 지역구 당선자를 우선 제외하고 토탈 27표 중 세 정당이 각각 30% 의석수를 할당받게 된다. 비례대표 후보 당선자의 우선순위는 본인이 받은 득표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김 의원이 말한 부분 개방형이 네덜란드식 완전 개방형과 무슨 차이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⑤에 대해 김 의원은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들 중에서 낙선했지만 당선자와 가장 좁은 격차로 석패한 후보들을 비례대표 당선자로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지역구에서 떨어진 후보를 패자부활시켜주는 이유는 모든 선거구를 다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고 해당 정당이 취약 지역인 곳만 그렇게 한다. 우리 당으로 치면 대구경북”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구경북에 출마를 안 하려고 하고 다 비례대표로만 나가려고 할텐데 지역구에서 출마해서 선전하고 석패하면 구제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유력 후보들이 자기 당의 취약 지역에 출마할 수 있고 지역구 출마를 장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⑦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대폭 확대하는 만큼 정당 지도부가 마음대로 명부를 편성하지 못 하게끔 좀 더 투명하게 절차를 법제화하자는 것이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 의석을 100석 정도 하려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국민들로부터 동의를 얻을 수 없다. 이제 지도부에서 공천할 때 자의에 의해서 불투명하게 밀실에서 하면 안 된다. 온전한 국민의 대표로 비례대표를 뽑기 위해 공천 제도가 근본적으로 개혁돼야 한다. 이걸 예비 선거 수준으로 법제화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은 이렇게 돼 있다. 명부 작성은 해당 지역의 당원과 대의원의 비밀 투표에 의해서 최종 의결한다고 법에 명문화 돼 있다. 그리고 그 의결 과정을 기록한 동영상과 문서를 선관위에 제출하도록 법에 나와 있다”고 후술했다. 

야당들과 시민사회의 날것 그대로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하승수 위원장은 시민사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주도해왔다. (사진=박효영 기자)

우선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황당한 것은 200대 100으로 하는 건 좋은데 지역구를 200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최소한의 시뮬레이션 안이나 계획은 있어야 한다. 그러면 (사라지고 통폐합되는) 농어촌 지역구들의 유권자들을 어떻게 설득한 것인지. 그리고 민주당의 수도권 의원들만 국회의원이 아니고 농어촌 지역의 의원들과 유권자들이 가장 큰 문제다. 2016년에도 (선거구 획정 인구 편차를) 2대 1로 맞출 때도 농어촌 지역에서 반발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시민사회 입장에서 비례성만 보장되면 200대 100으로 해도 상관없다. 오히려 정당 입장에서 200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최소한의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도 농어촌 유권자는 4~5개 시군을 합쳐서 (국회의원) 1명만 뽑다보니까 지역 대표성이 보장되지 않고 비수도권 지역들은 대체로 소외감이 크다. 농어촌만이 아니라 지역의 군소도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복안을 내달라”고 촉구했다.

무엇보다 ⒶⒷⒸ를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비례대표의 취지를 완전히 자의적으로 기묘한 제도를 만들겠다고 하는 건데 이론적으로 설득력이 없어서 학계나 시민사회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불수용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국당은 자체 선거제도 안을 당론으로 제시할 기미가 안 보인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선거제도 안은 권력구조 통치구조와 연관돼 있다. 제왕적 대통령 중심제를 권력 분산형으로 바꾸는 것을 논의하면서 선거제도를 연동형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 왜냐.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다당제를 지원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권력 분산형에 적합하다”고만 반복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개헌 연계설만 되풀이하고 있는 중이고 특히 연일 여권의 빅 스캔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특별위원회와 진상조사단을 꾸려서 대여 공세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아직까지는 (선거제도 안을 논의하기 위해 의총을 여는 등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민주당의 안을 좀 살펴보고 나름대로 대안을 낼 것”이라며 “일단 민주당이 안을 낸지 얼마 안 됐으니 우리가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작년 연말 5당 합의문에 명시된 1월 본회의 통과 시한은 물건너 갈 것으로 보이고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오는 23일까지 각 당이 안을 제출하고 28일부터 지도부간 정치 협상에 돌입하자고 촉구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민주당이 방법은 다르고 늦었지만 안을 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며 “민주당이 우리(3당)가 낸 것(연동형의 대원칙)에 대해 전혀 움직이지 않고 협상의 여지가 없다면 문제일 수 있다. 한국당도 이제 당의 입장을 연동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수를 늘릴지 말지 내야 한다. 그래야 이제 5당이 협상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박효영 기자)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의 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정수 증원없이 200대 100으로 하자는 것은) 차라리 솔직하게 선거제도 개혁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게 낫다. 53석을 줄이겠다는 것은 대도시 중대선거구제를 안 하고 그냥 지방 농촌을 다 날려버리겠다는 건데. 그렇게 되면 지역 불균형은 더 심화될 것이고 지금 4~5개 군을 합한 걸 5~6개 군으로 만들게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한 만큼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의지와 식견이 깊은데 그래서 더더욱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한 숨을 푹 쉬면서 “나는 문재인 정부가 정말로 간절하게 성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알아야 하는 게 평화당과 정의당이 작심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국정 운영 못 한다. 1대 4로 둘러쌓여 가지고 뭘 하겠는가. 평화당과 정의당이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못 한다. 선거제도만 받으면 바로 도와주려고 할텐데. 게다가 바른미래당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범진보 야당의 협치 전선에 어려움이 생길 정도로 박 수석대변인이 보기에 민주당의 안은 실망스럽다는 취지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굉장히 책임성이 없는 안을 제시했다”며 “각 당이 수용 가능한 안을 제시해야 하지 않겠는가. 합의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수용하기 어려운 안이다. 의원정수 증원을 못 하니까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내지르는 것밖에 아닌 것 같다. (민주당의 안 때문에) 첫 발부터 미끄러질 것 같다”고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어 “준연동·복합연동·보정연동 3가지를 정개특위에 던져놓고 결정하라고 한 것 또한 무책임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애초 취지를 퇴색시키고 깎아내리고 있다. 2대 1의 비율은 맞춰놨는데 그러면 지역구의 반발이 뻔한데 그럼 그걸 어떻게 할 것인지 프로세스도 없이 수용 불가한 안을 이렇게 던져버리면 집권 여당으로서 무책임하다. 비겁하다 의원정수 늘리면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기자들을 대상으로 선거제도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 의원은 단호히 민주당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상관이 없다고 역설했다. 

“독일 방식은 한국에 부작용이 크다. 지금 이게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고민한다. 그거 사실이 아니다. 기사보니까 심 위원장이 그렇게 말한 것 같은데. 전혀 아니다. 협상 상대방을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안 된다. 그렇게 가볍게 얘기하면 안 된다. 이건 (민주당의) 손해를 최소화하는 게 아니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비레대표가 50%가 안 되는데 100% 연동형을 하면 부작용이 나타난다. 전면 다당제가 돼서 대통령제와 안 맞을 수 있고 또 하나는 지역구에 많은 사람들이 투표해서 민심을 실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그것과 관계없이 (의석수) 순위가 결정되면 민심이 반발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비례대표가 100명이 있는데 그중에서 1·2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거의 가져갈 수 없다. 비례대표제가 소수 정당 배려 제도가 돼 버린다. 애초 우리가 의도했던 취지를 달성을 못 하게 된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지 이해관계와 전혀 상관없다.”  

김 의원은 “정개특위 자문위원회 의견(360석으로 정수를 늘리고 정당 득표율로 확보 의석수 픽스하는 방안 권고)보다 국민들 의견이 더 중요하다”며 “국민들은 확고하게 (정수 증원에) 반대하고 있다. 자문위, 시민단체, 학자 이런 분들은 국민 저변의 이런 취지와 의미에 대해 내가 볼 땐 너무 소홀하게 본 것 같은데. 국민들은 그냥 정치인이 합의하면 해준다. 이런 수준이 아니다. 저희가 볼 때는. 국회에 대한 불신이 그 정도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안에 대한 정치개혁공동행동 등 시민사회와 정당별 공식 입장은 22일 안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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