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의 우생마사] 방랑시인 김삿갓을 생각게 한다
[박종민의 우생마사] 방랑시인 김삿갓을 생각게 한다
  • 박종민
  • 승인 2020.05.0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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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 수필가/시인
박종민 수필가/시인

[중앙뉴스=박종민] 날마다 새벽잠 깨어 일어나면 깜짝 놀랄 일들이 터져 나온다. 어김없이 신문언론방송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사건사고 소식이다. 예상조차 할 수 없었던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어찌 보면 오늘 이 시대가 난세다 싶다. 매사가 사회구성원간의 불협화음에서 비롯된다. 사안마다 세대 간 계층 간 견해차가 너무나 크고 조화 합일이 되질 않고 있다. 부모자식 간 형제자매지간에도 매한가지다.

저마다 자기중심적이다. 이기적 배타적이다. 양보 이해 배려가 없다. 벌어지는 갈등과 시비에 끼리끼리 편 가르며 시기질투가 난무한다. 반목질시가 판을 치고 있다. 정치경제사회가 모두 혼탁하며 혼란스럽다.

미래가 암담하기만 한 하다. 갈수록 살벌하고 삭막하고 불편 불안하다. 내일을 예감 예측 못하게 한다. 걷잡을 수가 없이 돌아가는 세태가 걱정스럽다. 엉망진창이고 난감하다. 역사에 회자되는 조선조말기 같다는 느낌이 든다.

소싯적에 읽었던 김삿갓전기가 떠오르고 하루에도 몇 번씩 그를 생각하게 된다. 김삿갓이 누구이던가? 본명이 김병연이다. 그는 자기의 출신성분을 잘 몰랐고 족보를 비롯해 조상의 내력을 간과(看過)한 채 과거시험에 응시하여 당당히 합격했다.

명석한 두뇌지혜에 출중한 문장력으로 과거급제를 이뤄냈다. 당시의 과거급제시험은 조정사대부부처에서 국책을 다루는 신분상의 요직 자 선발시험이다. 오늘날의 고시패스보다 한 단계 위라 싶다. 문과 무과로 나눠 실력과 능력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 최고위급 시험제도가 아니었나. 김삿갓은 문과에 급제한 것이다.

당시는 조정과 백성사회가 혼란 속에 빠져든 엄혹한 시대적 정황이었다. 뒤 늦게 어머니로부터 자기의 신분적인 정황을 전해들은 김병연은 그 귀한 벼슬자리를 포기하고 만다. 얼마나 당혹스러웠을까? 괴로움과 설움에 머리통이 빠개지는 아픔을 느꼈을 것이리라.

혼란 속에 정신을 가다듬은 그는 급기야 방랑길에 들어섰고 대지팡이를 짚어대며 챙 넓다 란 삿갓을 쓰고 얼굴 감추면서 거지꼴로 반도3천리 방방곡곡을 떠돌았던 것이다. 자기 자신을 진지하고 진솔하게 성찰해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 심신의 안정과 안위를 누리기 위함이었으리라. 어지러운 시국의 당혹함과 뼈저린 아픔을 삭이며 자괴감에 홀로 울고 불며 헤매는 길을 택했던 것이리라. 그 앞에 부닥친 당시의 시대적 정황은 실망과 낙망이었고 절망이었을 것이며 실의에 빠져버린 상태가 아니었겠나, 싶다.

그 옛날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요즘 우리들 앞에 당도한 사회적 전반실상이 심히 걱정스럽다.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가 없이 미래가 암담하다. 역사에 기록된 옛 시대적 정황이란 생각이 들며 불확실한 내일이 불길하고 불안하기만 하다.

다 내팽개치고 유유자적 전국방방곡곡을 유랑하면서 시름을 잊고 각고를 이겨가며 자기만의 낭만에 빠져 살아야했던 김삿갓시인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난세에 영웅호걸이라 했던가? 시대적 혼탁에서인가? 저마다 잘 났다고 나서며 지도자라 떠벌이고 있는 자들이 전국각지에서 속출하고 있다. 깜이 안 되는 그자들이 영웅호걸 내로라한다. 잘 난체 해대는 그자들의 불의와 부도덕한 행동거지를 보면 기가 막힌다. 그런데도 지식인학자들은 함구(緘口)한다.

쉬쉬하며 뒤로 숨어들어 조용히 숨죽여 있다. 할 말과 할 얘기들이 넘쳐나지만 유구불언(有口不言)한다. 보고도 못 본체 얼굴을 돌리며 말문 닫아버린다. 김삿갓은 시를 읊어대며 그름을 풍자하고 조롱하면서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양반선비들은 알아챘고 조정에서도 심각성을 알아 민심과 민의를 살폈던 것이다. 요즘의 학자샌님교수님들은 그럴 줄을 모른다. 용기도 없고 기력도 없는 모양새다. 영웅호걸도 지식인들이 키워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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